주역 연구가 덕천(德泉) 오금지(51)
오금지씨, 약국 문닫고 본격 공부
온 가족 연구자…새달 서울 강의
온 가족 연구자…새달 서울 강의
“고대에 문자(한자)는 주역의 원리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천자문도 주역으로 풀면 더욱 그 뜻을 쉽고 선명하게 알 수 있지요.”
대구에서 이름난 주역 연구가 덕천(德泉) 오금지(51·사진)씨가 새달부터 서울에서 ‘주역으로 풀어보는 천자문’ 강좌를 열 예정이다. 홍역학 연구단체인 대구 대연학당에서 연 주역 천자문 강의가 큰 인기를 모은 덕분에 그 ‘여세’를 몰아 상경한 셈이다.
“3기 수료생을 배출하는 동안 제 강의를 들은 여러 어른들이 서울에 가서 강의를 해보라고 부추기는 바람에 용기를 냈습니다. <주역>을 비롯해 <대학> 등 동양 고전과 한문 공부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씨의 원래 직업은 약사. 경희대 약대를 나와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25년 동안 약국을 경영하며 주역 연구가인 남편 뒷바라지를 해오다 2007년부터는 자신도 주역 연구에 전념하고자 아예 약국 문을 닫았다.
그가 주역 등 동양학을 처음 접한 건 약대 졸업 직후인 1985년. “주역을 공부하면 자연의 이치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 길로 오씨의 인생도 달라졌다. 주역 공부를 하다 남편을 만나 평생을 주역 연구 집안의 일원으로 살게 됐으니 말이다.
남편 이응문(51)씨는 근대 한국 주역의 대가인 야산 이달의 손자로, 현재 홍역학 연구단체인 동방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역사학자 이이화씨가 그의 숙부이다. 또 이씨의 어머니이자 오씨의 시어머니인 함장 김옥임(82)씨도 야산의 제자였다. 온 집안이 한학·주역 연구의 맥을 잇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역으로 풀어보는 천자문’ 강좌는 10월5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7시, 오전·저녁반으로 나눠 서울대학로 흥사단 4층 동방문화진흥회 강의실에서 열린다. (02)2237-9137.
이인우 기획위원 iwl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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