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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슬람 원리주의 혁명 ‘뿌리’ 된 책

등록 2011-07-15 20:59

 진리를 향한 이정표
진리를 향한 이정표
진리를 향한 이정표

“현대적 삶의 방식을 들여다보면, 전세계가 ‘자힐리야’에 빠져 있다.” 이집트 출신의 이슬람 사상가인 사이드 쿠틉(1906~1966)은 마지막 저서에서 세상을 이렇게 진단했다. ‘자힐리야’는 “신(알라)의 가르침에 대한 무지의 상태”로, “신의 주권을 거부한 결과”다.

사이드 쿠틉이 세속주의를 내건 이집트 군부정권과의 갈등 끝에 사형당하기 2년 전에 출간된 <진리를 향한 이정표>의 새 한글판이 나왔다. 뛰어난 이슬람 해설서이자, 이슬람 원리주의 혁명의 실천적 지침서다. 이집트 무슬림형제단뿐 아니라, 알카에다·탈레반·헤즈볼라·하마스 등 거의 모든 이슬람 투쟁조직들의 이념과 행동 강령이 이 책의 가르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슬람 원리주의를 이해하는 데 바탕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쿠틉에 따르면, 인간은 우주를 지배하는 알라의 법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 알라의 섭리가 있는 곳에 인간과 우주만물 사이에 조화가 이뤄진다. 반면 자힐리야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로, 우주의 체계에 반한다. 자힐리야는 사악하고 부패했지만 잘 조직된 사회다. 그러므로 “이론만으로 사람들을 알라에게 인도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쿠틉은 자힐리야를 무너뜨리기 위해선 사상적, 조직적으로 무장된 집단을 통해 투쟁(지하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애물들을 제거하기 위해선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 “이슬람 부흥을 위해선 결단력을 갖고 새로운 진리를 수행할 선봉대가 있어야 한다”며 “바로 그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정민 옮김/평사리·2만50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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