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종기(시인)씨
고 마해송 동화작가 아들 종기씨
선친 유고 등 기증해 문고 만들어
선친 유고 등 기증해 문고 만들어
소파 방정환과 함께 우리나라 창작동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마해송의 개인문고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문을 열었다.
마해송 문고는 1960년대 이후 미국에 살고 있는 작가의 장남 마종기(72·시인·사진)씨가 선친의 모든 자료와 유품을 고국에 기증함으로써 이뤄졌다. 마씨는 “1966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동생과 어머니 등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선친의 유고 등이 많이 분실된 것이 안타까웠다”며 “더 늦기 전에 유고와 유품 등을 고국에 기증해 아버지의 생각과 유품을 후대에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시된 자료 중에는 초판본인 동화 <토끼와 원숭이> 상·하권(1946~47년), 수필집 <전진과 인생>(1953년)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 우리나라 어린이문학이 처음 생겨났을 때의 상황과 특징을 알 수 있는 작가의 미발표 원고와 일기장 등도 전시됐다. 또 자필 원고, 유언장, 편지 등은 물론 작가가 원고를 집필할 때 사용했던 소반, 병풍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1905년 개성에서 태어난 마해송은 외국동화 번역물이나 전래동화 개작물이 전부이던 초창기에 창작동화를 선보인 어린이문학의 선구자다. 그는 20년 일본 니혼대학 예술과에 입학해 홍난파 등과 도쿄 유학생 극단 ‘동우회’를 조직해 문화운동을 펼쳤고 대학 졸업 뒤에는 일본 문예춘추사 창간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23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해 <바위나리와 아기별> <어머니의 선물> 등을 잡지 <어린이> 등에 발표했다. 아들 마종기씨도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국내에서 <이슬의 눈> <하늘의 맨살>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등의 시집을 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쪽은 “마해송 문고 설치로 2006년 마련한 ‘강소천 문고’, ‘박홍근 문고’, ‘윤석중 문고’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중요한 어린이문학 자료를 한곳에서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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