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
잠깐독서
애널리스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
제조업체 몇군데를 돌아다니다 애널리스트로서는 늦은 나이인 33살에 증권가 생활을 시작한 지은이는 “어떤 미화도 과장도 없이” 애널리스트의 세계를 소개하고 싶다며 <애널리스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의 서문을 시작한다. 2009년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통틀어 네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투자의견 ‘매도’ 보고서 가운데 3건이 지은이의 보고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뢰성만큼은 한수 접어줄 수 있다.
<애널리스트…>는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인 지은이가 쓴 직업세계 입문서다. 애널리스트 세계에서 진급은 큰 의미가 없으며 철저하게 보고서를 읽어주는 고객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애널리스트 세계는 ‘유리천장 없는 여자들의 천국’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실제 업무 경험에 비춰볼 때 “여성의 업무 스타일이 깔끔하고 날카로운 점이 있어 빠른 판단과 순발력이 필요한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잘 맞는다”고 평한다. 책은 또한 애널리스트가 1년짜리 계약직이라 직업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수요 자체가 공급을 늘 초과하기 때문에 전직 자체가 어렵지 않다고 귀띔한다.
그러나 이 책이 더 강조하는 것은 애널리스트로서 갖춰야 할 직업윤리인지도 모른다. 기업 방문이나 인맥으로 얻은 내부자 정보에 가까운 것을 일부 고객에게만 알려주는 것, 특정 종목 주가가 떨어질 상황에도 ‘매수 유지’ 투자의견 보고서를 내는 것 등에 대해 “직업적 양심을 저버린 비양심적인 행동일 뿐만 아니라 모든 대중에게 공개되는 보고서를 사익을 위해 사용하는 사기”라고 격하게 비판한다. 용대인 지음/페이퍼로드 펴냄·1만3500원.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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