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혁명
잠깐독서
<세금 혁명>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마저 갈라져 치열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물어보자. 자신의 집 주변 100㎞ 이내에 국제공항이 있다면 행복한가? <세금 혁명>의 지은이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세금의 사용처가 달라져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북유럽의 복지국가 핀란드를 보면, 세금도 많이 걷지만 세금을 쓰는 것도 우리와 매우 다르다.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 가운데 공공지출은 100%에 육박한다. 반면 한국은 20%를 넘는 수준이다. 또 공공의료 지출 규모도 핀란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를 넘지만 한국은 3.5% 수준에 그친다. 대학등록금 걱정 없고 암에 걸려도 집안이 풍비박산 나지 않는 핀란드와, 대학생이 있으면 허리가 휘고 누가 큰 병에 걸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한국의 가족 중 누가 더 행복한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전작 <프리 라이더>가 ‘무임 승차자’인 재벌 건설업체가 세금으로 어떻게 배를 불리는지 봤다면, 두 번째로 나온 이 책은 더 나아가 재정개혁을 통해 ‘혈세’를 어떻게 써야 할지 제안한다. 예컨대 22조원짜리 4대강 사업이나 10조원이 예상되는 신공항 건설 대신 국공립대 지원을 통한 대학등록금 인하나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이 시민의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유리지갑’에서 꼬박꼬박 세금이 나가는 대다수 성실 납세자들이 판을 걷어차야 한다. 쥐꼬리만 한 감세에 현혹되지 않고, ‘토건족 정치인들에게 노(No)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제 내가 낸 세금 덕 좀 보고 살자. 선대인 지음/더팩트·1만5000원.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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