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
[하니스페셜] 북하니/
공책
여배우 공효진의 <공책>은 단순한 연예인의 에세이가 아니다. 화려한 조명 밖의 일상에서 어떻게 하면 좀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그만의 대답이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에 대한 불안과 고민에서 출발한 환경에 대한 관심, 실천, 노력들, 그리고 아직은 좀 서툰 모습까지 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화초와 반려견 토토가 주는 기쁨, 촬영장에서의 먹을거리에 대한 생각과 대안의 발견, 분리배출에 대한 고민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고, 모피코트를 두고 고민을 하는 모습에 저자 역시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임을 깨닫는다. 샤워 제품 없이 물 샤워하기, 그만의 환경 설거지 법 등 저자가 실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환경을 위한 방법들은 나의 무절제한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 고민해왔는지, 어떻게 이런 실천이 일상이 될 수 있는지 놀라운 순간에 저자는 말한다. 그 작은 관심과 행동이 지구에 조금은 되었을 거라는 뿌듯함이 있다고, 자신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고. “내가 있는 환경을 힘들어하기보다, 그 안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게 비단 하루에 35개의 페트병 만큼은 물을 절약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천 개가 넘는 건전지를 안 버리고 있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실일지라도 그런 것들이 나 스스로 내가 참 괜찮게 살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제 그는 혼자보다 함께할 때에 더 즐겁고 행복하다며 같이 하자고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일상의 행복에 대해 그가 찾은 답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조금은 낯설지만 그가 내민 손을 기꺼이 잡고 싶은 것은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북하우스·12,800원.
김수진/북하우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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