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청장이 지난해 4월 대검찰청에서 전국공안부장검사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권력남용·기득권 유지·스폰서…
검찰·법원의 병폐 공개 비판
검찰·법원의 병폐 공개 비판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
김용원 지음/서교출판사·1만2900원 망나니, 조폭, 사납게 짖고 물어뜯는 개, 돼지들의 수호자…. 이런 고약한 딱지들이 붙는 자들은 누구일까. 그 패악질이 어떻기에 이토록 민망한 비유가 동원되는 걸까. 8년6개월의 검사 경력을 지닌 김용원(56)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판검사 집단에 형편없는 악칭을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에서다. 자칫 모욕죄나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진 않을까. 책을 보면 우려는커녕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부 과장과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지은이는 30년 동안 재판정 안팎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들어 법조계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성폭행·살인 같은 강력범죄에서부터 고문과 권력형 비리 등 국가가 저지른 범죄, 군사반란과 내란에 이르기까지 사건 유형도 다양하다. 개그우먼 김미화, ‘광우병’ 피디수첩, 만화가 이현세 등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에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일천한 인식과 정치적 편향이 도마에 오른다.
사법권력은 정치권력과 삼성과 일부 언론에는 유난히 너그럽다. 고문 기술자 이근안, 공사비를 깎인 하도급업체, 자살한 여배우 장자연, 12·12와 5·18에 대한 재판 등 사례는 널렸다. ‘강자에 대한 관대함’은 ‘약자에 대한 서릿발’의 다른 말이다. 법정구속이나 구속영장 기각의 타당성과 형평성, 과실범을 고의범으로 둔갑시키는 ‘미필적 고의’ 남용,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인격침해와 망가진 생활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무책임도 개탄스럽다. 그러나 기득권 유지에는 놀랍도록 기민하다. “경찰이 사법권 독립을 외치면 검찰은 경찰관 잡아들이기 대회를 개최한다.”
도덕성은 어떨까. 스폰서 판검사들에게 밥과 술과 용돈은 기본이다. “룸살롱의 잘나가는 아가씨들 가운데 판검사와 섹스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지은이가 법원 조직과 검찰 조직의 철저한 계급구조의 즉각 철폐를 주장하는 것도 그것이 조직원들의 양심의 독립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논리의 일방성과 비약도 군데군데 엿보인다. 예컨대, 경찰의 무리한 ‘임의동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경찰 폭행 사건들에 대해 대법원이 잇따라 경찰과 피의자에 각각 불법체포와 정당방위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지은이는 “국민은 그런 경찰관을 두들겨 팰 권리가 있고, 그런 경찰관은 얻어터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대법원의 논리라고 꼬집는다. ‘임의동행’이라는 경찰 직무집행의 편의주의가 국민의 ‘신체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보다 앞설 수 없다는 판결 취지는 무시되거나 생략됐다.
지은이는 “이 나라 판검사들이 천당에 들어가는 것은 고래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고 단언한다. 지은이는 “나의 비판에 대한 뒷담화가 아닌 공개적 반론”을 기대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김용원 지음/서교출판사·1만2900원 망나니, 조폭, 사납게 짖고 물어뜯는 개, 돼지들의 수호자…. 이런 고약한 딱지들이 붙는 자들은 누구일까. 그 패악질이 어떻기에 이토록 민망한 비유가 동원되는 걸까. 8년6개월의 검사 경력을 지닌 김용원(56)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판검사 집단에 형편없는 악칭을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에서다. 자칫 모욕죄나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진 않을까. 책을 보면 우려는커녕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부 과장과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지은이는 30년 동안 재판정 안팎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들어 법조계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성폭행·살인 같은 강력범죄에서부터 고문과 권력형 비리 등 국가가 저지른 범죄, 군사반란과 내란에 이르기까지 사건 유형도 다양하다. 개그우먼 김미화, ‘광우병’ 피디수첩, 만화가 이현세 등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에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일천한 인식과 정치적 편향이 도마에 오른다.
〈천당에 간 판검사가 있을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