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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너희들 각자가 빛나는 존재란다

등록 2011-03-04 19:57

〈레인보우 합창단〉
〈레인보우 합창단〉
〈레인보우 합창단〉
고정욱 글·장연주 그림/베틀북·9500원

새학기를 맞은 초등학교 교실 안이 왁자지껄하다. 자기 자리에 앉으려는 새봄이 자리에 이미 누군가가 앉아 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쌍꺼풀이 짙은 눈을 가진 주리다. 자리를 두고 서로 다투던 새봄이는 자신도 모르게 주리에게 “너희 나라로 가라”고 윽박지른다. 교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새학기 첫날 교실은 새봄이와 주리가 다투는 바람에 난장판이 되고 만다.

필리핀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리 엄마는 한국인 아빠와 결혼했다. 주리는 자라면서 자신의 얼굴 생김이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것을 안 뒤로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치도 잘 먹고 태권도도 열심히 배우며 씩씩하게 지낸다. 엄마와 아빠는 주리가 이런 일을 당할 때면 늘 마음이 아프다.

주리가 싸우고 집에 온 날 엄마와 아빠는 주리에게 다문화가정 아이들로 구성된 합창단에 들어갈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주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끼리 모이는 게 싫다. 평범한 아이들끼리 섞여 있으면 자기도 그냥 평범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지낼 수 있는데,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모여 있으면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 같아 마주하고 싶지 않다.

마지못해 합창단에 들어간 주리는 일본인 엄마를 둔 하나를 만난다. 하나도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 아이들에게 ‘일본놈’, ‘쪽발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자신이 속한 환경을 쉽게 인정하지 않던 주리는 “엄마와 아빠의 나라가 다르면 좋은 점도 두 배고 나쁜 점도 두 배”라는 하나의 말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레인보우 합창단-희망을 노래하는 아이들>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 이뤄진 실제 합창단을 소재로 한 동화다.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다름이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주리는 그동안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상처를 극복하고 점점 자신감을 찾아간다. 주리는 합창단 친구들과 구민회관에서 엄마의 나라인 필리핀의 전통의상 ‘바롯 사야’를 입고 공연을 한다.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노래를 부를 때는 울컥하는 마음이 든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 엄마나 아빠가 모두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놀림도 받는다. 무지개가 제각각 다른 색깔이 모여서 아름다운 빛깔을 이루듯이 합창단은 피부색은 달라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아이들의 희망을 노래한다. 초등·중학생용.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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