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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잠깐독서] 중 공산당의 승승장구, 이유 있었네

등록 2011-01-21 21:34수정 2011-01-21 21:43

소설 대장정
소설 대장정
소설 대장정 1~5

‘1934년 12월1일, 넓고 푸른 샹 강이 피로 물들었다.’ 8만명이 넘는 중국 공산당 홍군은 속수무책으로 후퇴했다. 근거지인 강서 소비에트 구역을 지키지 못하고 동료들의 희생을 방패 삼아 내륙으로 내륙으로 도망쳤다. 그들은 패잔병이었다. 77년이 흐른 지금, 홍군은 승리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19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환대를 받으며 백악관에 들어섰다. 살아남은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중국 공산당이 세계 최강대국과 견줄 만한 위치로 성장한 것이다.

<소설 대장정>은 현재 중국을 있게 한 홍군의 1만2500㎞ 대장정을 그대로 옮겼다. 368일 동안 장제스 국민당군을 뚫고, 산 28개와 강 24개를 넘은 여정이 치밀한 고증을 거쳐 5권의 책에 담겼다. 그중 직접 팔로군에 입대한 경험이 있는 지은이 웨이웨이가 특히 주목한 것은 홍군의 지도자들이었다. 모스크바 출신 공산주의자들에게 밀려 찬밥 신세였던 마오쩌둥은 끝없는 행군에 지친 홍군을 ‘사는 길’로 이끌며 혁명세력 내 주도권을 잡았다. 마오쩌둥뿐만 아니라 저우언라이·주더 등 중국 현대사의 거인들도 대장정을 통해 가장 가난하게 살아온 민중과 혹독하게 핍박받은 이민족들을 만나 이들의 마음을 얻었다.

또 죽음 앞에서도 동료와 공산당 행동강령을 지켜내고자 했던 홍군 전사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중국 공산당이 자본주의의 높은 공세 속에서도 지금 건재한 이유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세밀하게 그려진 900여장의 그림도 함께 실려, 중국 혁명이 낯선 이의 흥미도 돋운다. 웨이웨이 지음·선야오이 그림·송춘남 옮김/보리·각 권 1만1000원.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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