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필리아
잠깐독서/
바이오필리아 뻔한 질문 하나. 길가에 쌓여 있는 낙엽과 앙상한 자태로 계절을 버티는 나무 가운데 어느 쪽이 소중한가? “제정신이라면 누구도 낙엽 더미를 나무보다 귀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게 20세기의 대표적인 과학지성으로 꼽히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바이오필리아>에서 제시하는 답이다. 왜 우리는 생명체를 가깝게 여길까. 책 제목인 ‘바이오필리아’라는 말부터가 생명에 대한 호감이란 뜻이다. 접미사 ‘-필리아’의 반대말은 ‘-포비아’로, 동성애를 싫어하는 ‘호모포비아’나 타 인종을 혐오하는 ‘제노포비아’에서처럼 쓰인다. 바이오필리아의 반대말도 이론적으로는 바이오포비아인 셈이지만, 이를 두고 우리는 ‘엽기’라는 표현을 쓸 뿐이다. 그만큼 생명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강아지나 새끼고양이에 대한 호감이나 산과 공원 나들이가 주는 안도감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인류 문화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오늘날의 실생활에도 투영된다. 윌슨은 인류의 바이오필리아 본능이 “다른 생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특별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그 생물들의 세계를 잘 모른다. 다른 생물이 얼마나 있는지조차도 모른다. 인류는 자연을 제대로 이해한 적도 없다. 남미의 열대밀림에서 1초마다 몇백만마리의 생물이 죽어가고 몇백만마리의 생물이 생성되는 모습을 지은이가 세세히 묘사한 부분은 웅장하면서도 경이롭다. 그리고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바이오필리아 본능일까. 그러니 반자연적인 4대강 사업은 얼마나 반인류적인가. 에드워드 윌슨 지음·안소연 옮김/사이언스북스·1만3000원. 김외현 기자oscar@hani.co.kr
바이오필리아 뻔한 질문 하나. 길가에 쌓여 있는 낙엽과 앙상한 자태로 계절을 버티는 나무 가운데 어느 쪽이 소중한가? “제정신이라면 누구도 낙엽 더미를 나무보다 귀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게 20세기의 대표적인 과학지성으로 꼽히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바이오필리아>에서 제시하는 답이다. 왜 우리는 생명체를 가깝게 여길까. 책 제목인 ‘바이오필리아’라는 말부터가 생명에 대한 호감이란 뜻이다. 접미사 ‘-필리아’의 반대말은 ‘-포비아’로, 동성애를 싫어하는 ‘호모포비아’나 타 인종을 혐오하는 ‘제노포비아’에서처럼 쓰인다. 바이오필리아의 반대말도 이론적으로는 바이오포비아인 셈이지만, 이를 두고 우리는 ‘엽기’라는 표현을 쓸 뿐이다. 그만큼 생명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강아지나 새끼고양이에 대한 호감이나 산과 공원 나들이가 주는 안도감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인류 문화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오늘날의 실생활에도 투영된다. 윌슨은 인류의 바이오필리아 본능이 “다른 생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특별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그 생물들의 세계를 잘 모른다. 다른 생물이 얼마나 있는지조차도 모른다. 인류는 자연을 제대로 이해한 적도 없다. 남미의 열대밀림에서 1초마다 몇백만마리의 생물이 죽어가고 몇백만마리의 생물이 생성되는 모습을 지은이가 세세히 묘사한 부분은 웅장하면서도 경이롭다. 그리고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바이오필리아 본능일까. 그러니 반자연적인 4대강 사업은 얼마나 반인류적인가. 에드워드 윌슨 지음·안소연 옮김/사이언스북스·1만3000원. 김외현 기자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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