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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선사시대 진화는 여성들 덕분

등록 2010-11-05 20:25수정 2010-11-05 20:27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잠깐독서/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프랑스 베제르 계곡의 루피냐크 동굴 벽화. 창과 돌칼을 든 남자들이 거대한 매머드들을 사냥하고 있다. 1만4000년 전의 풍경이다. 오늘날 선사시대 고고학 유물의 대다수도 동물뼈와 돌로 만든 도구 등 사냥 흔적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후대 고고학계는 이처럼 ‘썩지 않고 보존되는’ 유물들을 바탕으로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을 그려왔다. 그 주인공은 남성이다. 유인원의 유골만으로는 정확한 성별 구분이 불가능하다. 기록이 없는 선사시대를 재구성하는 이야기 속에서, 여성은 여신이나 여왕으로만 존재한다.

과연 그랬을까? 미국의 인류학자와 고고학자 등 3명이 함께 쓴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는 현대 고고학에서 ‘잊혀진 존재’인 선사시대 여성의 역할에 주목하고 빈자리를 채워낸다. 번역서는 ‘인류의 기원과 여성의 탄생’이란 부제가 붙었지만, 원서의 제목은 다소 딱딱한 ‘보이지 않는 성’(The Invisible Sex)이다. 지은이들은 바구니, 밧줄, 그물 등 여성들이 만들었을 법한, 그러나 썩기 마련인 유기물들이어서 전하지 않는 도구들이야말로 실제 생활에선 더 혁명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만의 특징인 ‘언어’도 여성의 발명품일 공산이 크다. 유인원이 직립보행으로 진화하면서, 먹을 것을 구하러 가는 어미가 더는 네 발로 매달리지 못하는 새끼를 내려놓고 안심시키는 소리가 원시언어로 발전했다는 추론이다. 남성·여성이 아닌 인류의 진화론과 고고학의 출발점이다. J. M. 애도배시오·올가 소퍼·제이크 페이지 지음, 김승욱 옮김/알마·1만65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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