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습격〉
〈부채의 습격〉
지난 14일 한국은행은 석 달째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연 2.25%로 그대로 유지했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중의 전망과는 달리 저금리를 유지했다. <부채의 습격> 지은이 더글러스 김도 “2010년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빗나갔다.
그럼 이 책의 전망은 틀린 것일까? ING베어링스증권 등 외국 금융기관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한 지은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2011~2012년 사이에 닥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등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그동안 엄청난 돈을 풀었고, 석유 등 천연자원의 공급이 정점을 찍어 물가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린 이미 배추 등 채소가 수요를 못 따라가자 값이 폭등한 것을 목격했다. 이런 인플레이션이 닥쳤을 때 잡는 카드는 금리를 올리는 방법밖엔 없다. 지은이는 이런 상황이 오면 한국의 가계에 ‘쓰나미급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계 부채가 2009년 기준 700조원을 돌파했고, 그중 90%가 변동금리형 대출인 상황에서 고금리는 이자를 물어야 할 가정 경제에 치명타를 날린다. 저금리의 달콤함에 취해 있던 대부분의 가정이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고 파산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고정금리 대출로 바꾸라고 재촉하진 않는다. “3년 이하 단기 대출은 갈아타는 게 의미가 없다”며 “경제가 어떤 국면으로 가든 개인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글러스 김 지음·민경재 옮김/길벗·1만3500원.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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