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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제국 미국’에 대한 논쟁적 처방전

등록 2010-06-18 17:51

 〈콜로서스-아메리카제국 흥망사〉
〈콜로서스-아메리카제국 흥망사〉
〈콜로서스-아메리카제국 흥망사〉

제국의 흥망성쇠를 다룬 책은 넘친다. 슈퍼파워 미국의 몰락을 예언하는 책들도 쏟아진다. 대다수는 미국이 패권주의적 간섭을 그만두고 ‘세계의 경찰’이기를 포기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하버드대의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47)은 <콜로서스-아메리카제국 흥망사>에서, 미국이 스스로 제국임을 인정하고 제국답게 처신해야 미국도 살고 세계도 산다고 주장한다. 얼핏 극우 네오콘의 도발적인 억설 같지만, 미국과 국제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전복적 발상이 깔려 있다. 퍼거슨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수정주의적 시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은 제국이되, 그 사실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이 늘 제국 노릇을 해왔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진보주의자들은 미 제국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의견에 경악했다. 대다수 미국인은 세계 민주화를 위한 군사력 행사에 모순이 없다고 믿는다. “민주주의를 명령하고, 자유를 강제하며, 해방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역설이다. 이때 자유란 ‘미국 복제’에 다름 아니며, 자유를 확산하는 순간 자유가 전복된다. 그는 ‘자유주의적 제국’을 처방한다. 자유로운 무역과 이민과 자본 이동, 균형예산과 법치주의, 부패하지 않은 식민지 정부, 빈곤국 투자…. 급기야 “라이베리아 같은 나라는 미국의 일종의 식민통치로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이타적 논리’까지 펼친다. “오만이 아니라 겸손함”을 강조했지만, 과연 논쟁적이고 문제적이며 제국주의적인 편견도 엿보인다. ‘콜로서스’는 ‘거대한 존재’란 뜻이다. 김일영·강규형 옮김/21세기북스·2만85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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