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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제국주의 사망 선고는 시기상조”

등록 2010-04-02 20:40

〈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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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마이클 하트와 안토니오 네그리는 공저 <제국> (2000년)에서 20세기 후반 세계질서를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권력의 식민경영과 영토전쟁으로 집약되는 고전적 제국주의가 사라진 대신 탈중심·탈영토적 자본권력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율적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제국주의의 종언을 선언하고 지배자본이란 유령을 육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제국주의가 실제로 사망했는지는 의문이다. 미국·이탈리아·멕시코의 사회·경제학자 4명이 쓴 <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하트/네그리가 제국적 국가의 역할을 심각하게 저평가하거나 무시했다”고 정면으로 반박한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세계화 동력학’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에서 지은이들은 라틴아메리카, 러시아, 이라크 등 세계 곳곳의 사례를 바탕으로, 제국적 권력의 경제적 기초와 제국을 유지·확장시키는 국가의 활동을 분석한다. “제국적 국가는 오늘날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및 제국주의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힘들이 적대적으로 대면하고 있는 전 지구적 각축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제국>은 “좋게 말해도 이상한 책이다.” 패권국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벌이고, 국가가 정교한 무역장벽과 협약 등으로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고 파산위기에서 건져주는 이 시기에 제국주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들은 제국주의를 추구하는 권위주의가 대중민주주의, 무장저항, 미국 공화국의 쇠퇴라는 근원적 방해물에 직면해 있는 점에도 주목한다. 제임스 페트라스 외 3명 지음, 황성원·윤영광 옮김/갈무리·1만90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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