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시장과 공공성〉
잠깐독서 / 〈미디어시장과 공공성〉 권력의 공영방송 인사개입을 시사하는 ‘큰집 조인트 파문’은 한국 미디어의 웃지 못할 희비극이다. 정권은 <한국방송>(KBS)을 탈법적으로 ‘접수’하자마자 <문화방송>(MBC) 장악 본막을 펼치고 있다. 방송통신위는 ‘방송통제위’, 방송문화진흥회는 ‘문화방송장악회’라 바꿔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공영방송을 ‘관영방송’으로 ‘상업방송’으로 변질시키고, 친정권 신문의 사영방송을 허하는 것이 현 정권의 미디어정책이다. 한마디로 ‘관영화와 사영화’다. “여론은 민심이 아니다.” <미디어시장과 공공성> 지은이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권력과 자본에 포위된 한국 언론민주주의의 위기를 이렇게 압축한다. 공공성이 상실된 여론이란 돈 많고 권력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기 십상이다. 한국사회를 달군 ‘미디어 전쟁’도 결국 ‘좌우의 대결’이 아니라 ‘공익과 사익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미디어법 강행 처리로 도입될 ‘거대신문+자본 컨소시엄’의 종합편성채널은 사익을 극대화하고 미디어 독점을 가속화하면서 방송시장을 이판사판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언론권력, 정치권력, 경제권력이 공동 운명체로 묶이는 교차미디어의 속성상 공익 외면이 번연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동기로 생겨날 채널 과잉이 빚을 극단적 상업주의나, 곧 도입될 민영미디어렙도 부자 미디어, 가난한 미디어로 나눌 광고 블랙홀이자 공익 위협 요소다. 지은이는 “공영방송의 상업주의가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처방은 시청률 경쟁과 상업주의를 추구하는 사유화”라고 꼬집는다. /한울아카데미·2만9000원.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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