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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당신이 정말 에코를 사랑한다면

등록 2009-10-30 19:00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
이세욱·이윤기 외 옮김/열린책들·각권 9000~2만5000원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독일 신학자 토마스 아켐피스의 것으로 알려진 이 문장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서문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이 회고투의 서정적 진술은 그러나 에코의 자전적 고백으로도 읽히는데, 24살 때부터 책을 쓰기 시작해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펜을 놓지 않는 치열한 글쟁이의 삶이 이를 뒷받침한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이 펴낸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은 글쟁이 에코의 50여년 삶이 응축된 지식과 지혜의 집적물이다. 기획에서 출간까지 5년이 넘게 걸렸다. ‘에코 마니아’를 위한 기획 저작집으로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 같은 소설들을 제외한 철학과 기호학, 문학이론, 비평, 칼럼 등 지난 반세기 동안 에코가 출간한 대부분의 저서를 포괄했다는 게 출판사 쪽 설명이다.

에코의 저작은 알려진 것만 70여 종에 이른다. 국내에는 1985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일반 기호학 이론>을 처음 펴낸 이래 40여 종이 출간됐다. 소설 작품으로는 <장미의 이름>이 1986년 열린책들에서 출간돼 지금까지 217쇄를 찍었고, 비소설로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 10만부 넘게 팔렸다.

이번 컬렉션에 포함된 에코의 책은 25권. 비평적 에세이가 8권, 문학이론에 관한 것이 7권, 기호학이 5권, 대중문화 3권, 미학과 관련된 책이 2권이다. 이 가운데 <매스컴과 미학> <가짜 전쟁> <기호학과 언어철학> <언어와 광기> 등 6권은 국내에는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홍지웅 열린책들 대표는 “출판사를 시작한 첫해에 낸 책이 <장미의 이름>이었을 만큼 에코와 열린책들의 인연은 각별하다”며 “당시만 해도 외국문학 하면 시드니 셀던 부류의 미국 추리소설이나 유럽 문학이라고 해도 카뮈, 로맹가리, 로브그리예 같은 1950~60년대 프랑스 작가의 작품 위주로 소개되던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출판사는 애초 전집을 기획했으나 저작권의 소재가 모호하거나 행방이 묘연한 책들이 적지 않아 부득이하게 ‘컬렉션’ 형태를 취하게 됐다고 한다. 홍 대표는 “에코가 이탈리아뿐 아니라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도 책을 낸 게 적지 않아 저작권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신작이 나올 때마다 추가하고 누락된 책에 대한 추적도 계속해 완벽한 ‘에코 전집’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출판계는 국내의 ‘에코 마니아’를 1500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작품과 달리 이론서나 비평서는 ‘에코식 글쓰기’ 특유의 은유와 패러디 때문에 어지간한 공력이 쌓이지 않고는 독해가 쉽지 않은 탓이다. 열린책들은 에코가 프랑스 비평가 장클로드 카리에르와 함께 책의 미래에 관해 나눈 대담집 <책을 버려?> 등 에코의 책 3권을 내년 상반기 안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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