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이 지식인 ‘박상필’

등록 2005-05-05 20:30수정 2005-05-05 20:30

엔지오학 한우물 박상필 교수
한국적으로 소화된 통합 사회과학
학문주체성 정립 오랜 고민‘해답’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이 말은 한국 학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박상필 성공회대 연구교수(사진)에게 엔지오(NGO·비정부기구)학은 “한국 학문의 주체적 정립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자, 서구적 학문분과를 한국적으로 소화한 결실”이다.

“한국은 짧은 시간 내에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민사회의 성장을 이룬 나라입니다. 또한 국경을 넘는 시민사회적 교류와 연대가 최근 동북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여러 면에서 한국의 ‘엔지오학’이 아시아 학자들의 고민을 한 데 엮고 소통하는 학문의 ‘허브’가 될 수 있습니다.”

‘1세대 엔지오 학자’를 자처하는 박 교수는 최근 펴낸 <엔지오학-자율·참여·연대의 동학>(도서출판 아르케)에 이런 생각을 모두 모아 정리했다. 지난 2002년부터 집필을 시작한 이 책은 800여쪽에 100만자에 이르는 원고를 담고 있다. 1998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엔지오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관련 저술과 논문만 40여편을 써오며 ‘한우물’만 파온 그동안의 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다. 엔지오학의 개론서이자 한국사회 엔지오에 대한 종합적·비판적 보고서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엔지오학을 “시민사회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자발적 결사체가 인간생활의 향상을 위해 벌이는 자율·참여·연대의 동학”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엔지오학은 “시민사회 영역에서 일어나는 인간행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상호작용을 포착하는 통합적 사회과학”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의 엔지오학은 인류의 진보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 보편학문으로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외국의 경우엔 비영리 교육·종교·의료단체인 엔피오(NPO·비영리기구)에 대한 연구가 발달해 있죠. 한국처럼 공익을 목표로 한 시민사회의 자발적 집단인 엔지오가 엔피오의 영역까지 선도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입니다. 다른 여러 나라들이 이런 우리의 상황을 부러워합니다.”

덕분에 국내 엔지오학의 발전도 집약적으로 이뤄졌다. 2000년대 들어 성공회대·경희대·한일장신대에 독립적인 엔지오대학원이 설립됐고, 경북대·전남대 등 10여개 대학의 대학원에 엔지오 학위 과정이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엔지오학회와 엔피오학회가 각각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박 교수는 “시민운동 중심의 엔지오학을 더욱 발전시켜 외국 학생 및 학자들이 이를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만들고, 이를 통해 한국의 역동적 시민사회를 ‘수출’하면서, 한국의 학문적 틀로 세계 지성인들이 함께 고민하는 날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