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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온정주의 바탕한 신자유주의와 유사”

등록 2008-06-04 18:42수정 2008-06-04 19:24

‘공동체 자유주의’ 비판론 “복지 소홀…평등·정의 희박” 지적
박세일 교수는 공동체 자유주의 개념을 동서양 사상의 융합에서 이끌어 낸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가족간의 유대, 이웃과의 나눔, 선조 및 후대와의 교감 등을 특성으로 하는 동양적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유에는 노동경제학과 경제발전론으로 학위를 받은 학문적 이력과 학창 시절 불교에 심취했던 종교적 이력이 함께 녹아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를 설명할 때는 서구적 패러다임에 기대고, 공동체를 말할 때는 동양적 사유틀에 기대는 공동체 자유주의는 곧잘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경제학)는 “학문적 실체를 밝히기 힘든 화려한 언어를 전략적·정치적으로 구사하고 있다”고 공동체 자유주의 담론를 비판했다. “자유방임 시장경제론의 대부격인 하이에크의 이론을 조금 수정한 뒤 동양의 공동체 개념을 끌어들였다”며 “부시 미국 대통령의 ‘기독교적 온정주의’에 바탕을 둔 신자유주의와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논쟁의 핵심은 개방과 경쟁의 원리에 기초한 자유주의의 결함을 ‘공동체주의’를 통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의 문제인데, 이는 곧바로 복지의 영역으로 연결된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공동체의 핵심은 분업 공동체이고, 좋은 노동과 분업을 통해 (성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복지의 하나”라고 말했다. 전통적 의미에서의 ‘가족 복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반면 이병천 교수는 “보편적 복지로서의 사회안전망에 대한 고려는 없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 즉 ‘근로복지’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박 교수가 취하고 있다”며 “그의 공동체 자유주의에는 평등과 정의의 개념이 대단히 희박하다”고 평했다.

어떤 의미에서 공동체 자유주의 담론은 학문적 차원에서만 판가름날 문제는 아니다. 박 교수는 “지식인들이 학문적 확신을 갖고 사회 갈등을 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담론의 생산과 확장에 관심이 많은 학자다. 올여름에는 <창조적 세계화론- 대한민국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제목의 저술도 펴낼 계획이다. 북한·중국·미국·일본 등 대외 관계에 대한 한국 보수세력의 새로운 입론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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