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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고전 해설 시리즈 두권

등록 2005-03-25 16:22수정 2005-03-25 16:22

‘사기…’중국인의 심성 엿보기
‘정약용…’다산의 사상을 말한다

살림 출판사의 고전 해설 시리즈 ‘이(e)시대의 절대사상’의 세 번째 책 <사기-중국을 읽는 첫 번째 코드>(이인호 지음·1만900원)와 네 번째 책 <정약용-유학과 서학의 창조적 종합자>(금장태 지음·8900원)가 나왔다. <상군서-동양의 마키아벨리즘>(장현근 지음)과 <리바이어던-국가라는 이름의 괴물>(김용환 지음)로 시리즈 출발을 선언한 뒤 두 번째로 나온 책들이다. 동·서양의 고전 작품을 전공 학자가 가능한 한 쉽고도 흥미롭게 서술함으로써 청소년이면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사기-중국을 읽는 첫 번째 코드>는 마치 학생들을 모아놓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시종 경쾌한 경어체 문장을 구사하며 독자를 <사기>와 사마천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런 식이다. 사마천이 한 무제의 노여움을 사 ‘궁형’(宮刑)을 당했다는데, 그게 남성의 성기를 제거하는 치욕스런 형벌이라는 것은 안다, 그런데 왜 하필 그걸 ‘궁형’이라고 하는가? 지은이의 설명은 이렇다. 당시 모든 처형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는데, 남성의 성기를 자르는 형벌만큼은 내 놓고 할 수 없어 방(궁·宮) 안에서 집행했고, 그래서 궁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 완성이라는 필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죽음 대신 이 치욕을 선택했다고 지은이는 이야기를 잇는다.

<사기>는 인류의 보편적 과제인 인간의 운명에 대한 사색과 통찰을 담고 있다. 또한 오늘날 관찰할 수 있는 중국인의 심성이 <사기> 안에 적나라하게 밝혀져 있다는 점도 <사기>를 읽을 이유가 된다. 다른 중국 고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중국인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 <사기>라는 것이다. 이 책은 시대·작가·사상을 개관하고 본기·표·서·세가·열전으로 이루어진 본문을 살핀 뒤 사마천에 관한 매우 상세한 연보를 달았다.

<다산 정약용-유학과 서학의 창조적 종합자>는 다산을 근대주의자·민족주의자·평등주의자로 돋을새김하는 책이다. 다산은 “하늘이 인간에게 주체적 결정권으로서의 자유의지를 주었다”라고 했는데, 인간이 주체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사상은 인간의 윤리적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이자 인간이 자기 결단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다산은 또 <아방강역고>에서 발해의 역사를 조명함으로써 뒷날 ‘국학’ 연구 열기를 고조시켰고 민족의식 형성의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에게는 소망하는 바가 있다. 온 나라가 양반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온 나라에 양반이 없게 될 것이다.” 모두가 평등해지는 세상을 꿈꿨던 이상주의자였다고 지은이는 다산을 설명한다.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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