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건축의 변주>에블린 페레 크리스탱 지음. 김진화 옮김. 눌와 펴냄. 1만원
계단은 인간이 위 아래를 오르내리는 가장 기본적인 건축물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 계단에서부터 왕조 시대 용상에 연결된 계단, 고대 잉카 시대 재단에 오르는 계단, 뒷골목에 가파르게 뻗어 있는 계단 등 다양하다. <계단 건축의 변주>는 발견, 정복, 탐험, 연출, 시각, 건너감, 상승, 격리의 공간인 계단을 잘 설명하고 있다.
계단은 두 공간 사이를 연결하는 하나의 기관이다. 바슐라르는 “계단은 항상 두 방향으로 가기위해 이용된다. 실제 계단에는 그 기준점이 되는 중성적 성격의 층이 있다. 그곳으로부터 상징적으로 길이 난다”고 설명한다. 이동이 목적이 아닌 계단도 있다. 관람석 계단은 이동의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과 밀접한 관계를 이룬다. 고대 극장은 평지로된 무대와 계단으로 만들어진 관람석으로 이뤄져있다. 그리스 에피다우로스 극장의 계단은 자연 언덕을 이용해 만들어 관람객들의 시야 확보를 쉽게해 준다.
이처럼 계단은 일상 생활을 위한 것에서부터 원초적 심연과 신이 머무르는 천국 사이를 왕래하는 데 함께 동반한다. 여기에 호기심 많은 인간의 꿈과 기억, 상상이 덧붙여지면, ‘계단’은 인간을 ‘상징적인 길’로 이끌어 간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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