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의 아나키즘> 노엄 촘스키 지음. 이정아 옮김. 해토 펴냄. 1만5000원
무정부주의하면 프루동과 바쿠닌을 떠올린다. 촘스키는 이들과는 맥락을 달리한다. 애덤 스미스, 빌헬름 폰 훔볼트, 존 스튜어트 밀, 루돌프 로커 등 계몽주의, 고전자유주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바쿠닌의 무정부주의는 국가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촘스키는 정부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없어져야 하겠지만, 지금 현실에서 없애면 더 큰 위법기관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책은 촘스키가 1969년에서 2004년 사이에 쓴 에세이와 인터뷰를 엮었다. 촘스키의 무정부주의는 혁명적 사회주의와는 또다른 ‘자유의지적 사회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무정부주의자하면 떠오르는 혼란과 폭력을 지지하는 과격분자도 아니고, 헛된 꿈을 꾸는 몽상가도 아니다. 그는 또 진정한 연대와 공동체, 상호 지지와 상호 연대 등 무정부주의의 핵심 요소들이 사회 변화를 이끄는 바탕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고 말한다. 국가를 필요악으로 보는 무정부주의자쯤되지 않을까.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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