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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뇌생물학자가 이끌어낸 ‘불안의 긍정성’

등록 2007-02-15 15:51

<불안의 심리학> 게랄트 휘터 지음. 장현숙 옮김. 하지현 감수. 궁리 펴냄. 1만원
<불안의 심리학> 게랄트 휘터 지음. 장현숙 옮김. 하지현 감수. 궁리 펴냄. 1만원
심장이 방망이질치고 화장실을 무시로 들락날락하고 손바닥에 진땀이 밴다. 뇌 속에서 경고종이 울린다.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들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날선 신경돌기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전부 퍼내 혈액에 싣는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머리카락은 쭈뼛 서면서 동공이 확대된다. 예기치 못한 위협이나 인생의 벼랑에서 덮치는 불안이라는 감정. 막막하고 두려워서 떨쳐버리고만 싶다. 그런데 뇌생물학자인 저자는 불안에서 긍정적 힘을 본다. 스트레스는 더 나은 삶으로의 ‘등을 떠미는 엔진’이라며. 위급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신경세포망을 찾아내면 스트레스 반응은 즉각 멈춘다. 더해 “너는 능력있는 사람이야”란 느낌도 갖게 된다. 아예 도전을 스스로 찾아나서기까지 한다. 반대로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으면 뇌의 성장은 중지해 버린다. 단조롭기 그지없는 ‘고속도로 신경망’이 형성돼 스트레스 앞에 꼼짝 못한다. ‘오솔길 신경망’을 많이 만들면 불안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을 가져오는 힘이 된다는 것. <불안의 심리학>은 단편 에세이처럼 단숨에 읽힌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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