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성’의 관점으로 서구문명 들여다보기

등록 2007-02-15 15:49

 <섹스와 공포>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1만원
<섹스와 공포>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1만원
<은밀한 생><떠도는 그림자들>로 잘 알려진 파스칼 키냐르의 <섹스와 공포>(1994)가 한국어 번역본을 얻었다. 키냐르는 인문학과 신화를 넘나들며 성의식 변천사를 고찰한다. 지은이는 에이즈가 낳은 섹스에 대한 현대인의 공포심에 주목했다. 충만한 열락에서 죽음의 공포로 변질된 성을 복권시키기 위해 왜곡된 인식의 뿌리를 찾았다. 그에 따르면, 성에 대한 억압과 금기의 기원은, 흔히 알려진 상식과 달리, 그리스도교 시대가 아니라 그 이전인 로마제국시대다. 그리스인들의 태양빛 가득한 에로티시즘은 로마 치세에서 엄격한 규율의 대상이 됐다.

라틴어와 그리스어, 그리고 거기서 유래한 영어낱말들의 의미적 연관성도 흥미롭다. 예컨대 ‘fascination’은 ’매혹/매료’라는 뜻과 ‘공포로 흥분된 상태’라는 뜻을 동시에 갖는다. 그 라틴어원인 ‘fascinus’는 ‘음경(남근)’이다. 에로틱한 불안과 은밀한 매혹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런데 왜 섹스인가? 그것은 “천진난만하고 즐겁고 명백한 절대욕망”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문화와 풍습으로 본 ‘성의 계보학’이라 할 만하다. 다만, 그 분석의 무대는 고대 서구문명 사회일 뿐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