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된 노예 스파르타쿠스> M.J. 트로우 지음, 진성록 옮김, 부글 펴냄. 1500원
전투는 끝났다. 죽은 사람들 사이로 대학살의 현장을 둘러보는 사람이 있었다. 로마 장군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라수스다. 패배자들에게 살 수 있는 한가지 조건을 내건다. 스파르타쿠스라는 노예를 찾아내는 것이다. 노예 한 명이 일어나 말한다. “내가 스파르타쿠스다!” 그러자 다른 노예가 일어나 반항적인 목소리로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고 말한다. 또다른 노예의 외침이 들린다. “내가 스파르타쿠스다!” 곧 무리 전체가 일어나 외친다. “내가 스파르타쿠스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 나오는 장면이다. 스파르타쿠스는 노예 군대를 만들어 로마 군대와 맞선 인물이다.
시대의 격변기마다 많은 사람들이 스파르타쿠스에 주목했다. 혁명가 카를 리프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르크는 1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스파르타쿠스단을 조직했다. 칼 마르크스는 고대 프롤레타리아의 진정한 대표자로 평가했다. 책은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평가가 신화처럼 변해버린 배경과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저자는 그의 용기와 영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2천년도 더 전에 압제를 뚫고 일어섰다. 그가 바로 스파르타쿠스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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