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심포지엄서 관련단체 50명 단상점거 파행
유신체제와 군사정권 미화 내용을 담은 역사 교과서 편찬 계획으로 논란을 빚은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의 학술 모임이 반대자들의 행사장 점거로 무산됐다.
교과서포럼은 30일 오후 서울대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심포지움을 열어 ‘(대안)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시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행사 시작 30분만에 4·19 혁명동지회 등 4·19 관련 단체 회원 50여명이 단상을 점거하고 교수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행사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4·19 회원들은 교과서포럼 쪽이 4·19를 학생 운동으로 규정한 데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 강재식(65) 4·19민주혁명회 회장은 “4·19는 헌법에도 혁명으로 규정돼 있다”며 “지역간, 세대간 갈등이 산적한 이때에 몇몇 교수들이 역사적 갈등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윤선(65)씨 등 다른 회원들은 “4·19 혁명을 부정하는 교과서포럼 관련자는 사죄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라”는 문구를 제창하고,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이들은 40여분 동안 단상을 점거하고 일부 교수들과 말싸움을 벌이다 해산했다.
심포지움 토론자로 참석한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이런 식으로 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우리 사회 성숙도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박효종 교과서포럼 상임공동대표(서울대 사범대)는 “교과서 출간 계획을 좀 더 논의한 뒤 향후 출간 계획이나 포럼 활동에 대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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