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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사례와 상상력으로 잘 버무린 ‘경영수업’

등록 2006-11-16 21:58

청년 경영학<br>
김연신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1만원
청년 경영학
김연신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1만원
잠깐독서

박주영이 골을 넣는 순간의 사진이 대차대조표라면, 궁금한 축구팬이 처음부터 시청하는 재방송은 손익계산서다. 정지 영상과 동영상의 차이로 재무제표를 분류한 것이다. 방송사의 카메라는 시원스레 갈라지는 골네트를 비추지만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비디오는 박주영의 발의 각도를 찍었다. 재무회계(방송)가 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찍은 것이라면 관리회계(비디오)는 축구대표팀이 자체 전술을 분석하기 위해 촬영한 것이다. 시를 쓰는 경영인이어서일까? 딱딱한 회계가 금세 말랑해진다.

1860년대 미 서부극의 상징인 카우보이의 터전을 앗아간 것은 인디언도 무법자도 아니었다. 소떼를 싣고 달리는 열차였다. 해고의 아픔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카우보이를 향해 저자는 일침을 날린다. “봄날은 갔다. 그러니 철도원 양성소에 들어가라.” 경영을 하는 시인이어서일까? 목가적 풍경이 금방 얼어붙는다.

현장의 풍부한 사례로부터 경영이론의 실타래를 풀어나간 <청년 경영학>은 경영 마인드의 훈련뿐 아니라 회계원리나 재무관리 입문서로도 실용적이다. 저자가 극찬한 와룡생의 상상력을 이 책이 몸소 실천하고 있어서다.

황금두뇌를 가진 사나이가 아름다운 소녀를 위해 조금씩 황금(두뇌)을 사용하다가 죽고 만다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을 인용하며 기업의 본질을 되묻는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우선하는 대학생들의 생각을 이해하면서도 동의하지는 않는다. 기업은 기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내서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유주의적 지향은 회사가 창출한 이익을 재투자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복거일을 옹호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지난 가을 언론이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춤사위를 벌인 장하성-박현주 논쟁을 떠올린다면 ‘투자를 통한 성장’이라는 박현주 코드와 닮았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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