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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한국 건축이 내 손 안에 있소

등록 2006-11-09 20:41

한국 건축 답사 수첩<br>
한국건축역사학회 엮음. 동녘 펴냄. 2만8000원
한국 건축 답사 수첩
한국건축역사학회 엮음. 동녘 펴냄. 2만8000원
잠깐독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최근 우리 문화재에 대한 답사열과 공부열을 낳은 대단한 구호였다. 기왕 답사를 갈 바에야 수박 겉핥듯 둘러보는 것보다는 미리 관련 지식으로 무장하고 가는 편이 답사 여행의 재미와 소득을 증폭시켜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번의 답사를 위해 대체 얼마나 ‘공부’를 해야 할까. 전문 연구자가 아니라면 어떤 자료를 어떻게 뒤적거려야 할지조차 막막할 수 있다.

<한국 건축 답사 수첩>은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길잡이 책이다. 한국건축역사학회의 전봉희 교수(서울대)와 김동욱 교수(경기대), 김왕직 교수(명지대) 등이 주동이 돼 이 학회 16명의 교수들이 분야를 나눠 함께 쓴 이 책은 주로 건축문화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문화유산 답사를 떠날 때 미리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모두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선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건축의 흐름을 정리한 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옛집의 구조를 알기 쉽게 풀이해 놓았다. 가령 기둥, 대들보, 종보, 공포, 창방, 도리, 장혀, 서까래 등이 어떻게 얽혀 집을 구성하는지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는 대목은 옛 건축물을 감상하는 안목을 한층 높여줄 수 있는 무기다. 먹통, 그므개, 대패, 자귀, 달고 등 각종 연장의 쓰임새 또한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 집짓기에 대한 이해도 높여준다. 이 대목을 충실하게 ‘공부’한다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답사여행 때 자녀들에게 그럴듯한 해설거리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책은 또 우리 옛 건축문화를 궁궐과 관아, 마을과 읍성, 살림집, 유교건축, 불교건축, 원림과 누정 등으로 나눠 각각의 특징과 구성요소들을 친절하게 풀어주고 있다. 가령 대웅전, 대적광전, 극락전, 무량수전, 미륵전, 약사전 등 서로 다른 절집의 이름들에 대한 풀이는 말할 것도 없고, 지권인, 항마촉지인, 여원인, 선정인, 설법인, 연화합장인 등 불상의 여러 손모양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의 실례도 망라하고 있다.

답사 다닐 때 들고 다니기 간편하도록 판형을 작게 만든 것도 기특하다. ‘수첩’이란 겸손한 책제목을 달았지만 사실은 한국의 모든 공부하는 역마살들이 손에서 떨어뜨릴 수 없을 만큼 알차고 충실한 답사 백과사전이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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