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 마사즈미 자민당 의원
아베정권, 전쟁문제 확실히 책임져야
‘한·일 학술회의’에 온 고토 마사즈미 자민당 의원 “아베 신조 정권은 젊은 정권으로 출범했지만, 그 사고방식은 굉장히 낡았습니다. 일본 정치인들은 (2차세계대전 당시) 지도자들의 전쟁책임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일본 정치인이 한국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면, 사민당이나 공산당 의원이겠지 하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베 정권과 한일관계’라는 주제로 열린 한-일 학술회의(한국정치학회, 현대일본학회, 한일의원연맹 주최)에 토론자로 참석해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을 매섭게 비판한 고토다 마사즈미 의원은 뜻밖에도 집권 자민당 소속 의원이다. 그는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관방부장관이 지난달 25일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적 사실관계를 잘 연구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번 사실을 확인한다든지 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사실은 사실로서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때린 사람은 잊을지 모르지만 맞은 사람은 (그런 사실을)잊지 않는 법”이라며,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1993년의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와 일본의 전쟁책임을 분명히 한 1995년 무라야마 총리 담화를 “당연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일변도의 일본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역대 일본 총리와 외상의 국회 답변 역사를 보면 미일 안보조약을 견지하겠다는 말을 해야 그 역할을 다하는 것처럼 돼 있는데 그것은 사고정지, 외교정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국인이 민주화를 위해 싸운 것처럼 1960년대 안보투쟁에서 일본인들도 반미, 반안보 투쟁을 외치며 싸웠지만 언제부턴가 혼이 나가버렸다”면서 “미국이 일으킨 전쟁과 분쟁에 일본이 참여하는 것을 명백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37살의 젊은 나이임에도 3선의 관록을 지닌 그는 ”아베 정권에 반대했기 때문에 앞으로 1년 동안은 별로 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서 아베 관방장관 대세론이 퍼진 가운데 다니가키 사다카즈의 아시아 중시정책에 공감해 이름을 내걸고 공개 지지를 하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가깝고도 먼 나라에 친근감 가지게됐죠
한·일 교사 교류 프로그램으로 방한 후지타·다케에시
하늘을 날아가는 휠체어?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지난달 25일 한국을 방문한 이하마 공업고등학교 기계과 교사 후지타 마사토(33)씨의 명함에 적혀 있는 한글 문구다. 궁금해 물었더니 이하마 학교 학생들이 일본의 헌 휠체어를 모으고 이를 수리·보수해 한국의 노인복지관에 보내는 봉사활동이란다. 7년전부터 해왔고 올해도 이미 50대를 보냈다. 마사토씨는 이 일을 계기로 그동안 한국을 여섯번 다녀갔다. 이번이 일곱번째 방문이지만 본격적인 한국체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숙소에만 머물다 돌아가곤 했다. “이번 방문으로 한국을 아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한국의 역사를 바로 인식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교사답게 “한국학생들이 치열하게 공부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었다”며 “일본 학생들도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양국관계가 경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함께 이번 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한 다케에시 고바야시(31) 선생도 “이번 체험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예전에 봤던 중국 유물보다 한국 유물이 훨씬 일본과 친밀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두번째 한국방문이지만 본격적인 한국체험은 처음이다. 10년전 대학원생 시절 한국을 방문했을때 자신을 대하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태도가 매우 공격적이고 직설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근감을 가지고 대해줬다며 웃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두 나라 사이에 건널 수 없는 ‘넓은 강’을 느끼기도 했단다. “가정방문 프로그램에서 독도문제, 야스쿠니신사참배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는데 각 나라의 입장을 생각해서인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화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일선 중·고교 교사들이 객관적인 양국의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2000년부터 시행해 온 한·일 교사 교류 프로그램에 참석해 지난달 25일부터 7일까지 한국에 머물렀다. 일본 현직 중·고교 교사 24명은 13박 14일 동안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한국 전통문화와 문화유적 등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가졌다. “일본에 비해 박물관, 도서관이 매우 충실하다”며 “박물관에서 노트를 들고 메모하는 모습에서 한국사람의 진지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한·일 학술회의’에 온 고토 마사즈미 자민당 의원 “아베 신조 정권은 젊은 정권으로 출범했지만, 그 사고방식은 굉장히 낡았습니다. 일본 정치인들은 (2차세계대전 당시) 지도자들의 전쟁책임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일본 정치인이 한국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면, 사민당이나 공산당 의원이겠지 하고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베 정권과 한일관계’라는 주제로 열린 한-일 학술회의(한국정치학회, 현대일본학회, 한일의원연맹 주최)에 토론자로 참석해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을 매섭게 비판한 고토다 마사즈미 의원은 뜻밖에도 집권 자민당 소속 의원이다. 그는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관방부장관이 지난달 25일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적 사실관계를 잘 연구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번 사실을 확인한다든지 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사실은 사실로서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때린 사람은 잊을지 모르지만 맞은 사람은 (그런 사실을)잊지 않는 법”이라며,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1993년의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와 일본의 전쟁책임을 분명히 한 1995년 무라야마 총리 담화를 “당연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일변도의 일본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역대 일본 총리와 외상의 국회 답변 역사를 보면 미일 안보조약을 견지하겠다는 말을 해야 그 역할을 다하는 것처럼 돼 있는데 그것은 사고정지, 외교정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국인이 민주화를 위해 싸운 것처럼 1960년대 안보투쟁에서 일본인들도 반미, 반안보 투쟁을 외치며 싸웠지만 언제부턴가 혼이 나가버렸다”면서 “미국이 일으킨 전쟁과 분쟁에 일본이 참여하는 것을 명백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37살의 젊은 나이임에도 3선의 관록을 지닌 그는 ”아베 정권에 반대했기 때문에 앞으로 1년 동안은 별로 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서 아베 관방장관 대세론이 퍼진 가운데 다니가키 사다카즈의 아시아 중시정책에 공감해 이름을 내걸고 공개 지지를 하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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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교사 교류 프로그램으로 방한 후지타·다케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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