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비판사회학대회 ‘외환위기 이후 사회변동’ 발제2제

등록 2006-11-03 17:55

중간계급 3분의1 경제지위 추락
중산층, 집 소유 정도로 나눠야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비판사회학대회(회장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경제위기 이후 10년, 한국사회의 변동과 전망’을 대주제로 하여 우리 사회의 변화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신자유주의 확산에 연동된 세계적 차원의 사회변동의 맥락에서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신 교수와 장 교수 외에 김원·조돈문·박은홍·신정완·이남섭 교수 등 63명의 사회학자가 참여해 21개 분과에서 논문을 발표한다. 또 이날 대회에서는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의 사회로 ‘강정구 교수의 냉전 성역 허물기와 한국사회의 현주소’에 관한 집담회도 열린다. 대회 장소는 고려대 문과대학이다. (02)3148-6220.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중간계급의 3분의 1이 더 열악한 계급으로 이동했으며, 소득증가율도 자본가계급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광영 교수(중앙대·사회학)가 밝혔다.

신 교수는 4일 비판사회학대회에서 발표하는 논문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이 수집한 ‘한국노동패널자료’를 원용해 1998~2005년 사이 중간계급의 소득변화와 계급이동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중간계급의 이런 경제적 지위 하락은 “과거 안정된 직장과 높은 소득을 누릴 수 있었던 한국의 중간계급이 동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겨레>가 미리 입수한 신 교수의 논문 요약문을 보면, 1997~2005년 사이 자본가계급의 소득은 거의 3배가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중간계급의 소득은 1.5배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쳐 노동계급 소득 증가율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간계급 5명 가운데 1명이 소규모 자영업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눈에 띈다. 논문은 “중간계급 가운데 기술직이나 반전문직 종사자보다 경영관리직 종사자들의 이동이 더 많아서, 전통적으로 성공한 사례로 인식되었던 경영관리직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며 “이런 변화가 ‘오륙도’ ‘사오정’과 같은 대중적 담론의 원천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노동계급에 속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이동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층 가운데 16%가 자영업으로 이동했고, 15%는 미숙련 노동자로 이동했다. 화이트칼라층이 “가장 불안정한 계급”인 셈이다. 신 교수는 “중간계급이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과거에 비해 높은 계급이동을 보이는 것은 이들이 노동조합과 같은 자신들을 보호할 조직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경영관리직 종사자들이 경제위기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발제자인 장세훈 교수(동아대·사회학) 는 ‘중산층은 없다?-주택소유의 관점에 입각한 중산층의 재해석’이란 논문에서 한국적 중산층 개념의 역사적 형성을 추적한 뒤 그 개념의 유용성을 따져 눈길을 끈다. 장 교수는 중산층이 중간계급·중류층·중간층 같은 용어와 혼용되고 있는데, 연원을 따지면 1960년대 중반에 처음 등장한 신조어였으며, “중간 정도의 자산을 가진 계층·계급”을 지칭했다고 밝혔다. 계급이론으로 보면 ‘구중간계급’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80년대 이후 중산층을 화이트칼라층을 포함한 ‘신·구 중간계급의 합’으로 보는 관점이 등장했는데, 그 결과로 계급론상의 혼란이 커졌다고 장 교수는 주장했다. 장 교수는 이 논문에서 중산층을 주택 소유 중심으로 새로 규정할 것을 제안하고 이에 입각해 한국 중산층의 분화 양상을 살핀다. 그러나 장 교수는 주택 가격의 지역간 편차가 6배에 이를 정도로 크고, 외환위기 이후 자가소유만으로는 경제적·심리적 안정을 기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계층분석에서 그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