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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성공 이뤄낼 주인 자세 되어 있나요?”

등록 2006-10-19 20:36

삼십년 맛집 순례한 ‘공인’ 미식가 3200곳 중 36개 성공사례 뽑아
창업 앞서 찾아가 배우라 충고 “음식점에 가면 주인부터 봅니다”
인터뷰/‘음식명가 성공비법’ 낸 김순경씨

나주곰탕 하얀집, 초당할머니 순두부, 오장동 함흥냉면, 마산 방박사 아구찜, 서귀포 오분작뚝배기, 야마다야, 여수 한일관, 수원 명동보리밥…

전국의 내로라는 미식가라면 한번쯤 찾아가 보았거나 들어봄직한 이름난 맛집이다. 또 성공 맛집을 꿈꾸는 음식점 주인이나 음식점 창업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대체 성공한 음식점 주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최고의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여행 전문가인 김순경씨가 <음식명가 성공비법>(창해 펴냄)에서 그 해답을 들려준다. 저자는 30년 동안 3200곳이 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음식 맛을 보고 주인들에게 성공담을 듣고 대표적인 성공 사례 36개를 추려 담았다.

“요즘 음식점이 좀 어렵지 않아요? 가는 곳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음식 메뉴를 바꿔야 하지 않느냐고 묻더군요. 그동안 성공한 음식점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조언해오다 한번 지침서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그는 “보통사람들이 음식점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는 1순위 창업 아이템으로 여기고 있지만 성공하는 음식점은 그리 많지 않다”며 “대부분 준비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급하게 창업대열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음식점 창업·재창업 전에 꼭 가봐야 할 성공맛집 36’으로 달았다.


그는 어떻게 성공을 이뤄내느냐는 주인의 마음 준비가 얼마만큼 되어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주인의 사람됨, 생각, 정신 등 통틀어서 경영자의 자세가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어요. 저는 음식점에 가면 음식을 보기 전에 주인부터 먼저 봅니다.”

그는 만약 창업자가 음식점을 하기로 마음을 정하면 주인의 피와 땀이 밴 최고의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준비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세계적 권위의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김선욱(18ㆍ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년)군의 이야기를 꺼집어냈다.

“선욱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을 지하철을 타고 혼자 다니며 매주 2~5 차례씩 콘서트를 관람했다지 않아요. 지금까지 관람한 콘서트만 수백편, 수집 음반은 1000여장, 녹화해둔 비디오만 200여편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는 성공한 예술가들이 어려서부터 좋은 음악을 많이 들었듯이 음식점으로 성공하려면 성공한 집의 문턱을 많이 밟아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성공한 음식점 주인은 자기 음식을 소중히 여기고 손님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보통음식점과 뚜렷히 구별된다고 말했다. “음식점은 손님들의 감동과 격려로 커나가야 합니다. 고객들의 따뜻한 눈빛을 못받으면 가격으로 안되고 시설로도 안돼요.”

그러면서 그는 “이 책에서 소개한 음식점 주인들을 한사람씩 떠올려보면 배아픈 사람들이 하나도 없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책에서 그는 성공한 음식점들의 유형을 주인들의 타고난 자질과 성품 그리고 남다른 마음가짐 등 기본적인 조건 외에도 장인 정신, 맛과 브랜드, 메뉴 선정, 서비스에 대한 조건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눠 사례 3집씩 소개했다.

이를테면 3대 100년을 넘긴 나주곰탕의 진원지인 나주곰탕 하얀집은 ‘인생의 모든 것을 건’ 장인 정신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서울 신사동 아구찜골목에서 개업 10년을 넘어서고 있는 마산방박사아구찜은 주인 방인택씨가 자신의 별명을 고유한 브랜드로 키워 성공했다. 또 과감하게 현지에서 전문 교육 과정을 마치거나, 국외 현장을 찾아가 배워와 국내에서 발휘한 성공 사례도 있다.

그는 “성공한 음식점 주인들의 생각이나 말 한마디는 음식점 창업에 관한 한 확실한 경험과 실전을 거친 교과서나 다름없다”며 “창업 희망자나 재창업을 구상하고 있는 음식점 주인들이 이 책을 제대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67년부터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1975년 ‘동아사태’로 해직된 그는 평생동안 길을 떠돌며 찾아낸 우리의 맛을 <한국의 음식명가 1300집>, <우리맛 101가지> 등 5권의 음식관련 서적에 담았으며, <베스트 드라이브코스 101선>, <아름다운 그곳 언제 가면 딱 좋을까> 등 여행안내서를 냈다.

그는 앞으로는 평생을 한가지 음식을 만들어온 원조집 할아버지 할머지 숙수들의 살아온 이야기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 음식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고 싶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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