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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깐깐한 글쓰기 철학 ‘207개 고개’

등록 2006-07-27 21:37수정 2006-07-28 15:42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br>
안정효 지음. 모멘토 펴냄. 1만9000원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안정효 지음. 모멘토 펴냄. 1만9000원
잠깐독서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작가 안정효(65)를 말할 때 꾸밈말로 빠지지 않는 대표작들이다. 1983년 <하얀 전쟁>으로 등단하기 8년 전에 <백년 동안의 고독>을 번역한 이래 지금까지 150여권의 역서를 펴냈고, 장편수필뿐 아니라 영어공부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썼다.

그런 그가 이번엔 실용서처럼 보이는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를 내놨다. 문예창작론처럼 보이는 이 책은,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글쓰기 철학을 담았다. 책은 크게 다섯 마당으로 짜였다. 첫째, 단어에서 단락까지, 둘째, 이름 짓기에서 인물 만들기까지, 셋째, 줄거리 짜기에서 초벌 끝내기까지, 넷째, 시작에서 퇴고까지, 다섯째, 글쓰기 인생의 만보.

이 책은 우선 목차만 훑어보면 글쓰기 방법론에 관한 강의노트 같다. 책 제목부터 그렇다. 만보(漫步)는 ‘한가롭게 슬슬 걷는 걸음’이다. 그러나 글쓰기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이 결코 녹녹지 않은 책임을 금세 알아차리게 된다. 풍부한 예문(예화), 가차 없이 깐깐한 태도, 세밀한 학습지도까지 글쓰기의 구체적 테크닉을 가르쳐주는 만보(萬寶)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무려 207개에 이르는 강의(?)가 끝나면 자전적 방백 같은 에필로그가 나온다. 평생에 걸친 글쓰기 작업이 차곡차곡 쌓인 끝에 깨닫는 인생의 지혜와 겸손함이다. “내 나이 스물이었을 때는 ‘작품’으로 써야 할 얘기도 많았고 글을 쓰기도 쉽기만 했다…자신의 글을 비판할 능력이 생기면 글쓰기는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그리고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어쩌면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은 이미 썼는지도 모르겠다고.”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꼼꼼히 읽어가야 할 책인 게 분명하지만, 아무데나 펼쳐도 재미있고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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