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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북 미사일 시위는 오판 미국의 압박논리 키울 것”

등록 2006-07-07 20:46

참여정부, 미국 요구 다 수용
‘국내용 발언’ 미 감정만 자극
‘미국 속 한국통’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 소장인 신기욱 교수(사진·사회학)는 미국인의 속내를 한국인에게 들려주는 학자다.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 노릇을 자임하고 있다.

한-미 관계, 남북 관계 등을 전공했다. 미국에선 ‘한국통’, 한국에선 ‘미국통’으로 통한다. 최근엔 〈한국의 혈연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 in Korea)라는 책도 미국에서 출판했다. 그는 이 민족주의에 한-미 관계,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등의 동학이 숨어 있다고 본다. 학술대회 참석차 한국에 잠시 들렀는데, 마침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5일 신 교수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북한 미사일 사태를 어떻게 보나?

=이번엔 북한이 판단을 잘못했다. 위기를 고조시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뒤 협상하는 게 북한의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까지도 강하게 항의할 것이다. 한국도 북한을 옹호하기 힘든 처지다. 국제사회의 대북 여론이 나빠지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 논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한국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은 한국 내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 안보와 관련해 북한 문제를 중시할 뿐이다. 중국·일본 등에 대한 틀에서 한반도를 바라본다. 한-미 간 인식차이가 여기서 발생한다. 미국은 북한이 테러집단과 연계할 가능성 등 지구적 차원의 안보 문제로 본다. 한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본다.

-참여정부에 대한 미국의 시선은 어떤 것인가?

=참여정부 들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이 없다. 이라크 파병, 미군기지 이전 등 미국의 뜻대로 움직였다. 참여정부 시기 한-미 관계가 과거보다 더 나빠진 것도 아니다. 박정희 시기인 70년대 중후반엔 한-미 관계가 대단히 나빴다. 문제는 참여정부의 ‘말’이다. 아마도 ‘국내용’으로 보이는 참여정부 핵심인사들의 말이 미국의 감정을 많이 상하게 한 게 사실이다. 오히려 말로는 친근하게 대하면서 실익을 얻었다면 나았을 것이다.

-한국 민족주의의 특성이 무엇인가?

=독도 문제가 나오면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없어진다. 민족주의가 너무 강하다 보니까 한국의 진보와 보수는 민족주의에 붙어서 힘을 키웠다. 자유주의, 인권 등의 담론이 민족주의에 묻혀 버렸다. 그런 경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참여정부가 민족주의만 활용하면, 동북아 균형자 구실에도 문제가 생긴다.

신 교수는 여러가지 펠로십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이끌면서 미국의 지한파를 키우고, 한국의 지미파를 키우는 데 열심이다. 올여름에는 국내 시민단체 활동가 10명을 미국 유력 대학에 초청했다. 그는 “민간 차원에서 한-미 사이 중재 구실을 할 사람이 없다”며 “민간과 정부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한-미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나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글 안수찬 기자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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