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발굴에서 스토리텔링까지, 12인의 스타일리스트에게 묻다
조문희·이지훈·이창수·전현진 지음 l 서해문집 l 1만8800원 논픽션이라고 하면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의 조지 오웰이나 ‘머니볼’의 마이클 루이스처럼 주로 국외 작가와 작품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 묵묵히 ‘팩트’를 발굴·기록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힘써온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모순을 직시하고, 어두운 비밀을 고발하고, 배제되고 억압받는 이들의 입을 열게 한다. ‘논픽션 글쓰기 전설들’은 전·현직 기자들이 르포작가, 소설가, 기록노동자, 스토리 콘텐츠 기획사 대표 등 한국 논픽션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12명의 ‘이야기꾼’을 인터뷰해 엮은 책이다. 논픽션의 사전적 정의는 ‘상상으로 꾸민 이야기가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쓴 작품’이다. 논픽션을 정의하는 범위가 넓은 만큼 12명이 생각하는 ‘논픽션’도 각양각색이다. 정확한 취재와 기록을 강조하는 이들과 팩트를 바탕으로 ‘인터프리터’(통역사·해설자)가 돼야 한다는 사람이 책 안에서 충돌한다. 내러티브에 힘을 쏟는 작가와 내러티브에 관심 없는 작가가 책 안에서 공존한다. 그러나 이들이 빠져 있는 대상은 같다. 팩트와 이야기가 만날 때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 이 에너지는 사람을,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들이 공개하는 취재 요령, 슬럼프 대처법, 글쓰기 팁 등은 논픽션 작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거나 영감을 받은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영화 ‘밀정’ ‘공작’ ‘남산의 부장들’에 얽힌 이야기를 원작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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