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전북대 이규수 학술연구교수
이규수 교수가 고 강덕상 교수 기증 자료에 포함된 ‘간토대지진 당시 계엄군 배치도’를 들어보이고 있다. 강성만 선임기자
이규수 교수가 고 강덕상 교수 기증 자료인 간토대지진 당시 모습을 새긴 목판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강성만 선임기자
고 강덕상(오른쪽) 교수와 이규수 교수가 4년 전 고인이 완간한 <여운형 평전>을 함께 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규수 교수 제공
고 강덕상 히토쓰바시대 교수 제자
동농재단에 기증한 스승 자료 정리 중
“DB화해 누구나 이용하도록 할 계획” 9월 ‘간토대지진 100년’ 전시 계획
“‘100년 전 일로 무릎…’ 발언 뒤
전시장 대여에 공공기관들 난색” 시간강사 등 계약직 교수를 전전하던 고인은 만 58살에 히토쓰바시대 교수로 임용돼 ‘재일 한국인 첫 일본 국립대 정규직 교수’가 됐다. 생활이 빠듯한 강사 생활에도 고인은 헌책방에서 관심이 가는 자료를 보면 지나치는 법이 없었단다. “선생님 모친과 사모님이 대를 이어 도쿄 요요기역 앞에서 중국집을 하셨어요. 선생님이 이 식당 카운터에서 돈을 가져가 책을 많이 사셨다고 해요. 그렇게 해도 사모님은 아무 말도 안 하셨다는군요. 기증도서 중 <청한인걸전>이라는 소책자가 있는데 정가가 2만8천엔이더군요. 저라면 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겁니다.” 기증 자료 중 이 교수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일기란다. “선생님은 고교생 때부터 별세 전까지 매달 대학노트 1권 분량의 일기를 쓰셨어요. 일기를 얼추 보니 신문스크랩이나 편지는 물론 한국 왔을 때 들른 식당 메뉴까지 있어요. 뭐가 더 나올지 궁금해요.” 그는 앞으로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해 기증 자료를 디비화하고 해제도 붙여 국립중앙도서관 망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교수와 스승과의 인연은 그가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일본 유학을 떠난 1984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히토쓰바시 대학 시간강사였던 선생님에게 일본사를 전공하겠다고 하니 ‘일본 근대의 핵심은 조선 문제’라면서 조선사 연구를 권하시더군요. 그 뒤 조선사로 방향을 잡고 박사 논문도 ‘근대 조선의 식민지 지주제와 농민운동’을 주제로 썼죠.” 그는 고인이 정규 교수로 재임 중 배출한 유일한 박사 제자이다. “제가 조선사 전공 석사 2년 차부터 대학 교수님들과 싸웠어요. 대학에 조선사를 가르칠 정식 교수님이 필요하다고요. 다행히 교수님들이 호응해 강 선생님께서 89년에 정식 교수가 되셨죠.” 스승은 어떤 학자였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성실한 연구자”라면서 덧붙였다.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연구는 지금도 선생님을 넘어설 수 없어요. 한국은 아직도 이 주제로 박사 논문도 나오지 않았고 이 주제 논문들도 선생님 연구에 의존하고 있어요.” 그는 이번 ‘간토 100년’ 전시를 준비하면서 전시장 확보에 애를 먹었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했잖아요. 그 때문인지 공공기관에서 모두 전시에 난색을 표하더군요. 현 정부뿐 아닙니다. 1945년 이후 그 어떤 한국 정부도 일본 쪽에 조선인 학살에 대해 항의하거나 조사를 요구한 적이 없어요.” 인터뷰를 마치며 윤석열 정부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과거사를 무시하고 내일을 논할 수 있겠어요? 강 선생님은 생전에 일본 사회에 기대할 게 없다고 하셨죠. 남북한 화해협력 만이 동아시아 평화의 길이고 일본과 중국도 바꿀 것이라고 하셨죠.”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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