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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1907년 당시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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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 8번〉의 탄생
스티븐 존슨 지음, 이석호 옮김 l 포노 l 2만4000원 구스타프 말러(1860~1911)는 오스트리아의 지휘자이자 작곡가다. 생전에 모두 10개의 교향곡을 남겼다. 그중 제8번 교향곡은 맨 처음부터 끝까지 대규모 합창단과 독창자 8명이 가세해 웅장함과 경건함을 더한다. 1910년 독일 뮌헨에서 이 곡을 초연할 당시 기악부와 성악부 연주자가 무려 1000명이 넘어 ‘천인 교향곡’이란 별칭이 붙었다. 4천석이 매진된 공연장에는 츠바이크·토마스 만·쇤베르크·생상스 등 당대의 문화예술계 거장들도 있었다. 이듬해 5월, 말러는 51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말러 교향곡 8번은 왜 특별할까? 말러에게 1910년은 어떤 해였을까? <말러와 1910년의 세계>는 영국 음악평론가가 이 물음을 쫓아가며, 말러가 일생 겪은 사건과 세계관, 작품세계를 탐닉한다. 교향곡 8번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라틴어로 쓰인, 신에 대한 찬가다. 2부는 괴테 희곡 <파우스트>의 종막, 파우스트의 영혼이 구원을 얻는 장면을 담았다. 말러는 지독한 완벽주의자이자 섬세한 영혼의 소유자였다. 평생을 강박증과 조울증에 시달렸다. 1910년은 그 정점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은 제1차 세계대전의 암운이 드리웠다. 말러는 심장 질환으로 고통받았다. 첫딸을 잃은 지 3년 만에, 그가 끔찍이 사랑한 아내이자 ‘영원한 여성’인 알마가 요양지에서 건축가 그로피우스와 사랑에 빠진 사실도 알게 됐다. 말러는 교향곡 8번을 유일하게 헌정하며 알마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상한 삼각관계는 지속됐다. 말러는 프로이트에게 심리 상담까지 받았다. 말러가 작품을 쓰면서 니체와 괴테에서 모티브를 찾고, 사랑과 죽음과 구원과 환희를 천착한 배경이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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