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에서 열린 한국 단편소설 낭송회에서 윤고은(오른쪽에서 네번째)·이홍(오른쪽에서 첫번째)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편혜영 작가가 화상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라이덴대학 제공
편혜영, 윤고은, 이홍 작가 등 소설가들이 홍보 에이전시를 차려 직접 해외에 한국문학을 알리고 국외 유통과정서 배제되곤 했던 작가 권리 보장을 위한 활동 지원에 본격 나섰다.
윤 작가는 12일 <한겨레>에 “작가들이 자신의 책이 번역되어 해외에 소개되는 과정을 잘 모르고 기존 에이전시를 통할 때 제대로 소개되고 관리되는 느낌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작가들과 한국문학을 원하는 해외독자 사이 간극을 좁히고자 ‘에이전시 소설’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기존 에이전시보다 다채롭게 작품을 발굴·소개하고 번역·판권 계약 단계에서부터 작가 권리가 더 투명하게 보장되는 체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데 세 작가가 지난해 여름 뜻을 모으고 추진한 결과다.
사실상의 첫 프로젝트가 네덜란드에서 에이전시 소설이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현지 한국문학 번역가 마토 맨더슬롯과 공동 주관한 한국 단편소설 낭독회다. 지난달 28일 라이덴대학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편 작가는 ‘통조림 공장’을 화상으로, 윤고은 작가는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이홍 작가는 ‘50번 도로의 룸미러’를 현지 독자와 작가, 언론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낭독하고, 출판 관계자들과 만났다.
윤 작가는 이어 31일 주영 한국문화원이 런던에서 개최한 ‘한국문학의 밤’ 행사에 참석해 2021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한 대거상(영국의 번역추리소설상) 작품인 <밤의 여행자들>을 매개로 독자와 만났다. 윤 작가는 “에이전시 소설의 작가들이 영국 출판사와 만났는데, 작가 셋이 직접 만들어 운영한다는 사실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에이전시 소설은 정소현, 최은미 작가와 작품도 ‘클라이언트’ 삼아 올해 해외 홍보 및 유통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홍 작가(본명 박희선)가 대표 실무를 맡는 에이전시 소설 쪽은 “번역가, 변호사들과도 협력하며 작가 작품의 권리가 손상되지 않은 채 해외에 배달되는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싶다”고 밝혔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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