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한국인의 시야에 우주가 훅 들어온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시험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역시 자체 개발한 달 궤도선 다누리호도 넉달간의 긴 여행 끝에 달 궤도에 안착했다. 지금까지 먼 나라의 일이었던 우주 탐사가 우리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우주가 심리적으로 가까워진 만큼 그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다.
1960년대 아폴로 우주선이 불과 며칠만에 간 달을 다누리호는 왜 넉달이나 걸려 갔을까? 지구의 중력은 지상에서 수백km 떨어져 있는 우주정거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왜 우주정거장에서 무중력 상태를 경험할까? 달이나 화성이 아닌 외계 행성, 그보다 훨씬 더 먼 안드로메다은하까지 갈 수는 없을까? 지구와 충돌하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부딪치면, 지구와 충돌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소행성 궤도를 변경할 수 있을까? 별처럼 빛도 내지 않고 크기도 훨씬 작은 외계 행성은 어떻게 찾아낼까? 지구는 둥근데 왜 소행성과 혜성은 울퉁불퉁하게 생겼을까?
우주 탐사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한번쯤 품었을, 그리고 앞으로 품게 될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줄 과학지식들을 한데 모은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뉴스 매체를 통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과학 글쓰기를 해왔다. 전문 용어와 수식을 가능한 한 피하고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비유를 동원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려 애쓴 흔적이 돋보인다. 저자가 직접 작성한 그림을 곳곳에 배치한 점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성실성을 대변해준다.
책장을 넘길수록 “책상 한 쪽에 항상 올려 놓고 새로운 과학 정보나 뉴스가 나올 때마다 펼쳐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주 탐사에 동원되는 물리학의 원리를 상세하게 풀어 설명하는 솜씨가 과학에 해박한 친구로부터 과외 수업을 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