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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의 숲을 걸어온, 47년 출판인의 ‘사진책’

등록 2023-03-28 14:49수정 2023-03-31 10:06

김언호 한길사 대표 “책에 대한 원천적 향수 말하고파”
세계 서점·도서관 등 찍은 3만여장 중 150장 골라내
<지혜의 숲으로>에 실린 김언호 대표의 사진. 중국 톈진에 있는 서점에서 찍었다. 한길사 제공
<지혜의 숲으로>에 실린 김언호 대표의 사진. 중국 톈진에 있는 서점에서 찍었다. 한길사 제공

지난 47년 동안 출판인으로 살아온 김언호(79) 한길사 대표가 국내외를 다니며 찍어온 책 사진들을 모아 사진책 <지혜의 숲으로: 출판인 김언호의 책사진>을 펴냈다.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책은 그 속에 콘텐츠를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형식, 곧 존재하는 모습으로도 아름답다. 디지털에 몰두하여 책과 멀어진 젊은 세대들에게 책에 대한 원천적인 그리움을 이야기하고자 사진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자신의 첫 사진책 &lt;지혜의 숲으로&gt;를 소개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28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자신의 첫 사진책 <지혜의 숲으로>를 소개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출판문화를 북돋는 데 힘써온 김 대표는 <세계서점기행> 등 책을 주제로 삼은 책들을 직접 써서 펴내기도 했는데, 사진책을 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틈틈이 국내외 서점, 도서관 등에 ‘책 탐구’를 떠나는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책 사진을 찍어왔다고 한다.

책에 등장하는 첫 사진은 네팔의 세 소년이 길가에서 책을 보고 있는 사진인데, 1987년 여행 때 찍은 것이다. 그동안 축적한 3만여장의 사진 중 150여개를 추려서 이번 책에 담았다. 또 평소 책과 출판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40여꼭지의 글로 담아 사진들 사이에 넣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사진을 “예술가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 책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책이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찍은 사진”이라 규정했다.

&lt;지혜의 숲으로&gt;에 실린 김언호 대표의 사진. 1987년 네팔에서 책 읽는 소년들을 찍은 사진. 한길사 제공
<지혜의 숲으로>에 실린 김언호 대표의 사진. 1987년 네팔에서 책 읽는 소년들을 찍은 사진. 한길사 제공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벨기에 등 세계 각지의 서점·도서관·헌책방에서 그가 찍은 사진들에는 책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장면들이 주로 담겼다. 김 대표는 이를 ‘송뢰’(松籟), 곧 바람이 소나무 숲을 스치며 내는 소리에 비유했다. “수많은 책들이 꽂혀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책들이 합창을 하는 듯하지 않습니까? 책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는데, 그건 아마 누구나 책에 대한 그리움이나 원천적인 향수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는 파주 출판단지에 만든 복합문화공간에도 ‘지혜의 숲’이란 이름을 붙인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책을 내는 마음을 <논어>의 글귀인 ‘이문회우, 이우보인’(以文會友, 以友輔仁)이란 말로 표현했다. 글을 통해 친구를 모으고, 친구를 통해 좋은 삶을 꾸려간다는 뜻이다. “제 사진 솜씨는 서툴지만, 책들이 잔뜩 꽂혀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싶다, 또는 여행을 가고 싶다고 생각하길 바랍니다. 이것 역시 일종의 독서운동인 셈이죠.”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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