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생각을 훔칠 단 하나의 방법
김용규·김유림 지음 l 천년의상상 l 1만9000원 은유는 천재의 표상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말했단다. 마음을 호수에 빗대고 사랑을 얄미운 나비에 비유하는 발상, 가히 천재적이다. 평온한 마음의 상태에서 잔잔한 호수를 떠올리고 이리저리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마치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사랑 같았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어떤 것에 다른 낯선 어떤 것에 속하는 이름을 옮겨놓는 것을 은유라고 했다니, 마음과 호수, 사랑과 나비는 서로 다른 낯선 것임이 명백하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은유는 그래서 설득하는 표현법이다. <은유란 무엇인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은유가 창의를 이끈다는 것이다. 마음이 호수라는 데서 그대 노 저어오라는 창의적 발상으로 나아간다. 마음에선 불가능하지만 호수에선 가능하다. 마음은 뱃전에 부서질 수 없지만 호수의 물살은 가능하다. 은유의 마력을 일깨운 다음, 은유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디에서 힘이 오는가를 분석하는 데까지 나간 뒤, 그 훌륭한 은유를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이른다. 그래서 어떻게 배우냐고? 힌트만 준다면 모방, 이것이 시작이다. 이 흥미로운 책은 연작 세 권 중 첫 권이다. 지은이들은 ‘북클럽 은유’라는 문패를 걸고 ‘은유사용설명서’라는 별칭 아래 3부작으로 은유를 다룬다. 2권 <은유가 만드는 삶>과 3권 <은유가 바꾸는 세상>은 오는 4월과 6월에 각각 나올 예정이다. 1권에서 은유의 기본원리를 살펴본다면 2권은 시, 노랫말, 광고카피와 예술작품 등을 통해 은유적 사고력을 강화하고 3권은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으로까지 은유적 표현 분석을 확장해 나가는 시도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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