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한계 안에서 좋은 삶을 모색하는 생태경제학 입문
김병권 지음 | 착한책가게 | 2만2000원 환경·생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게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석탄과 석유가 없었다면 인간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기업은 돈을 벌고 국가는 성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성장 담론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발전은 있는 걸까. 탈성장은 가능할까. 이 책은 ‘거대한 감속’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책이다. 현대 문명을 있는 그대로 누린 결과, 이상기후와 에너지 수급 불안에서 출발하는 경제·안보 위기 상황을 맞닥뜨렸다. 현실을 부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최근 기후 문제를 체감할 자연의 이벤트가 늘어나자 잔뜩 성이 난 기후와 인간 경제의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존의 경제 성장 정책을 기후위기와 두루뭉술하게 조화시키는 것은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구를 위해 현재와 다른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 탈성장의 이론적 토대가 된 생태경제학의 역사와 이론을 차근차근 짚는다. ‘탄소문명’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했던 과거 생태경제학자들의 통찰과 혜안을 얻을 수 있다. 기존 주류 경제학과 생태경제학의 차이를 그림과 도표로 친절하게 설명한다. 저자 김병권은 전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장이다. 포용·지속가능·녹색성장 등 다양하게 변주되어 온 성장주의 신화에 맞서 대안 사회를 추구해온 정책연구자이다. 이에스지(ESG) 경영과 알이백(RE100·재생에너지 전기 100% 사용)과 같은 기업의 자율적 노력을 검증하고 금융 경제의 팽창 속성을 견제하기 위한 공론장의 역할을 강조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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