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드, 멕시코 혁명을 기록하다
존 리드 지음, 박소현 옮김 l 오월의봄 l 1만8000원 혁명을 타오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제3세계 농업 국가에서 발생한 최초의 사회혁명, 멕시코 혁명을 기록하기 위해 취재에 나선 미국인 기자 존 리드(1887~1920)는 아마도 그 질문에 답을 구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외국에서 온 젊은 기자는 소총 든 멕시코 민중 곁에서 펜을 들었다. 그에게 맨발의 멕시코인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평화를 원하며 스스로도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저자 존 리드는 1913~1914년 겨울 석 달 동안 멕시코 북부에 머물렀다. 당시 민중의 삶과 멕시코의 풍경을 기록했다. 당대 혁명이 그러했듯, 멕시코 혁명도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아나키즘과 토지문제 등 다양한 이념과 주장이 폭발했다. 주장이 엇갈렸던 만큼 편을 나누고 서로가 반목하며 경계했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도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시간, 멕시코의 여성들은 남성이 보호하거나 이용하는 대상일 뿐이다. 혁명의 뜨거움과 개인의 외로움은 언제나 대비된다. 애정을 담아 꼼꼼하게 혁명의 시간을 기록한 이 책을 보면, 그가 4년 뒤 러시아혁명을 목도하고 르포 문학의 고전이라고 꼽히는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쓸 수 있었던 이유가 기록 그 자체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자는 역사가 기록하지 않는 혁명의 평범한 이름을 부른다. 쉽게 완성되지 않았던 혁명의 시간들을 견뎠던 평범한 얼굴을 그리다보면 저자와 같은 질문이 마음에 고인다. 혁명을 타오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들이 바란 정의롭고 평등한 삶이 오늘 내 곁에는 도래해 있는지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진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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