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제 지음 l 그린비 l 1만9800원 철학자 조광제가 일고여덟 살쯤, 그의 집 뒷마당엔 우물이 있었다. 어린 그에게 우물은 바닥이 없는 무한정한 깊이를 지닌 것이었다. 한참을 보고 있으면 우물 안 물의 표면이 하얗게 빛나다 어느덧 온통 검게 변했다. 그럴 때면 무서운 마음에 들여다보기를 그쳤다. 그럼에도 다음날이 되면 그는 우물 안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불투명성의 현상학>은 철학아카데미 설립자이자 운영위원인 조광제가 주요 학자들의 현상학에서 현상학적 존재론의 바탕으로 삼은 근본 체험이 바로 ‘존재의 불투명성’이었음을 밝히려는 책이다. 이 책 1부에선 불투명한 심연의 존재에 관한 필자 나름의 사유를, 2부에선 후설·하이데거·메를로퐁티·데리다 등 현상학자 8인의 사유에서 불투명성이 근본 토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조광제는 자신이 경험한 우물처럼 존재에는 근본적으로 바닥이 존재하지 않는 불투명한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고 본다. 불투명한 존재의 심연은 인간에게 두려움을 일으키지만 동시에 인간은 그 안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인간이 목숨을 걸고 존재의 심연을 향해 뛰어들 때 사유가 아닌 사유, 사유를 넘어선 또 다른 사유가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아이. DALL·E 2로 생성한 이미지. OPEN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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