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작가.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장강명 작가가 신간에서 과거 신경숙 작가의 표절 사실과 이를 두둔한 창비를 다시 한번 비판했다.
장 작가는 관련 내용이 담긴 책을 당초 미디어창비(창비의 자회사)와 계약 맺고 출간 준비 중이었으나, 출판사의 해당 내용 수정 요청 이후 일련의 갈등 끝에 지난해 10월 계약을 해지했다.
장 작가는 이번에 펴낸 에세이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통해 “(2015년) 신경숙 작가의 사과가 썩 개운하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그를 둘러싼 비난이 과도하다는 생각도 했다”며 “문제는 당시 창비의 해명이었다. (…) 표절 여부를 가릴 때 우리는 의도가 아니라 결과물로 판단한다. (…) 이것이 경기의 규칙이고, 창비는 그 규칙을 무너뜨리려 했다. 업계에 영향력이 큰 구단이 그 영향력을 나쁘게 행사하려 든 만큼 더 크게 비판받아야 한다”고 썼다.
창비는 2015년 신경숙 작가의 표절 문제에 ‘당시 충분한 문자적 유사성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합의했으나 동시에 그런 유사성을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는데, 장 작가는 이번에 ““수치적으로 취기가 있다는 사실에는 합의할 수 있으나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빗대 비판했다.
당초 창비 쪽에서 편집 과정에 장 작가에 수정을 요청했던 대목은 “(2015년) 신경숙의 표절을 창비가 궤변으로 옹호하며 표절 기준을 무너뜨리려 한 것에 대해 한국작가회의는 끝내 아무 논평도 내지 않았다”이다. 장 작가가 지난해 웹진 <채널예스>(6월호)에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칼럼을 연재하며 이미 기술한 대목이다. 출판사는 “궤변”을 ‘나름의 논리’로 고치고, ‘창비와 나의 입장은 다르다’는 내용을 부연하자고 했다. 작가의 반대로 내용은 지켜졌으나, 미디어창비가 창비 공식 채널을 통해 홍보하지 않기로 하면서 결국 파국을 맞았다.
당시 미디어창비의 담당 편집자였던 이지은씨 역시 “(본문 수정 요청 과정부터)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퇴사했다. 이번 책은 이씨가 이후 차린 출판사(유유히)에서 펴냈다. 책은 과거 발표된 글에 후기를 가필(‘덧붙임’)한 형태로, 적잖은 꼭지에서 저작권 문제, 출판사의 아마추어리즘, 편집자와의 관계, 독서 생태계 등 한국문학과 출판계에 기자 출신 10년 차 작가의 “격렬한” 비판적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