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서점을 찾은 이들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의 소설책을 살피고 있다.다. 연합뉴스
올 한해 서점가 베스트셀러로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나무옆의자)이 꼽혔다. 경기침체와 함께 재테크 서적을 찾는 이가 지난해보다 반 토막 가까이로 줄고, 소설의 인기는 커졌다.
팬데믹 힐링에다 부동산·주식 열풍과 동반하며 경제경영 서적이 약진했던 2021년과 달리, 여전한 팬데믹과 가중한 경제위기로 ‘위로’가 공히 필요했던 때라 할 만하다. 한마디로 반전의 좌절에 대한 위로인 셈이다.
교보문고가 5일 ‘2022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및 결산 발표’ 자료를 통해, 올해 상위권 10위권 내 5종, 100위권 27종이 소설로, 한국소설은 <불편한 편의점>, 외국소설은 <파친코>(이민진, 인플루엔셜)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밝혔다. 소설의 경우 이어 <하얼빈>(김훈, 문학동네), <작별인사>(김영하, 복복서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팩토리나인),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클레이하우스)이 10위권을 구성했고, 자기계발서(<역행자>), 정치사회(<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경제경영(<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인문(<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과학서(<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차례로 10위권을 채웠다. 지난해 결산에서 소설은 10위권 4종, 100위권 22종이었다.
특히 도드라지는 건 경제경영 분야의 침체다. 주식·증권 도서가 지난해 판매고에서 43.8% 빠졌다. 가령 전체 50만권이 지난해 실적이라면, 올해 28만권만 팔렸단 얘기다. 종류도 지난해 100위권 22종에서 올해 15종으로 크게 감소했다. 되레 이 부문 고전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이 당해 트렌드가 중요한 경제경영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점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될 법하다.
자료 교보문고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경제경영 서적의 침몰은 온라인서점 예스24가 5일 내놓은 결산 내역에서도 확인된다. 상위 100위권에서 지난해 20종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던 경제경영 부문 경우 올해 12종으로 줄었고, 문학 부문은 17종에서 20종으로 늘며 올해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예스24가 집계한 연령별 도서 구매비율을 보면, 40대가 48.9%로 가장 많았고, 50대(17.7%), 30대(16.7%), 20대(11.3%)로 뒤를 이었다. 40대와 50대의 도서 구매비율이 지난해 견줘 증가한 반면 10·20·30세대는 줄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책을 더 사보는 연령대는 그 차이가 미미하나마 60대 이상에서 유일했다.
교보문고 쪽은 “‘불안’과 ‘위로’를 담은 키워드의 도서 출간 종수와 판매 신장률을 모두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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