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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전쟁 한복판에서 연구한 ‘다정함’의 세계

등록 2022-11-18 05:01수정 2022-11-18 10:07

보노보 핸드셰이크

버네사 우즈 지음, 김진원 옮김 l 디플롯 l 2만2000원

남자는 의자를 집어 던지고, 여자는 유리 단지를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이 살벌한 부부싸움의 주인공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021) 공동 저자 버네사 우즈와 브라이언 헤어다. 침팬지와 보노보 연구를 통해 ‘다정함의 힘’을 그토록 매력적으로 설파했던 두 사람이지만, 이를 밝혀내는 과정은 ‘다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구의 엄밀함을 지키느라 극도로 날카로워진 브라이언은 매사 강압적으로 지시했고, “꿈 없이” 남편을 돕기 위해 연구에 참여한 버네사는 남편이 낯설다 못해 야속했다. 그런 두 사람 앞에서 인류와 98.7% 디엔에이(DNA)를 공유하는, 사랑과 평화의 상징 보노보는 시도 때도 없이 환대의 성적 행위, 보노보 핸드셰이크를 나눈다. 보노보는 지구 상에서 오직 콩고의 ‘롤라 야 보노보’라는 9만평 규모 보호구역에서만 서식하는데, 구역을 제외한 콩고는 연구가 진행될 당시 극심한 내전 중이었다. 전쟁과 평화가 교차하고 중첩되는 공간에서 부부는 ‘협업’을 통해 인류 ‘협력’의 비밀을 풀어야 한다.

새 책 <보노보 핸드셰이크>는 <다정한…>의 ‘프리퀄’ 격인 책이다. <다정한…>이 연구 결과를 위주로 풀어갔다면, <보노보…>에는 연구자의 마음, 연구가 이뤄진 시대적·지정학적 배경, 에피소드, 두 사람의 연애담 등이 풍부하게 담겼다. 2010년에 영미권에서 출간됐고 이번에 국내에 소개됐다.

연구 대상에게 절대 정을 주지 않던 브라이언은 끝내 새끼 보노보와 사랑에 빠진다. 연구에 회의적이던 버네사는 마침내 단독 연구를 기획한다. 두 사람이 섞이고 스며드는 여정이 다분히 “보노보적”이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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