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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주민과 자연의 삶이 숨쉰다, 전국 수백 년 ‘마을숲’ [책&생각]

등록 2022-11-11 05:00수정 2022-11-11 10:34

이상훈의 마을숲 이야기
이상훈 지음 l 푸른길 l 2만원

전북 진안군 정천면의 하초마을 입구에는 팽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떡갈나무 등 200여 그루가 있다. 주민들이 거센 바람을 막아 마을을 보호하고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조성한 수구막이 숲이다. 300년간 마을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모임터 구실을 했다. 하초 마을숲은 산림 생태·문화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아 2017년에 전국 최초로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이상훈의 마을숲 이야기〉는 진안 하초마을 숲뿐 아니라 장수의 연동마을 솔숲, 남원 운봉 선두숲, 해남 녹우당 해송 숲 등 전국 농어촌 마을의 숲 80여곳의 역사와 문화, 생태적 특징 등을 담았다. 책에서 다루는 ‘마을숲’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인위적으로 조성한 뒤 보호하고 가꾼 숲을 말한다. 고교 역사 교사인 지은이가 전국 마을을 답사하고 주민들의 구술과 옛 문헌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지은이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작은 마을숲의 다양한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마을숲이 바람, 소음, 홍수를 막을 뿐 아니라 환경심리학에서 말하는 ‘완충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상대적으로 익숙한 마을 공간에서 덜 익숙한 외부 사회로 나갈 때 개인이 받는 심리적 불안감과 충격이 구불구불한 동구의 숲길에서 흡수되어 완충된다”는 것. ‘심리적 안식처’라는 얘기다.

마을숲은 주민들이 함께 숲을 가꾸며 쌓은 공동체의 역사를 보여준다. 수백년 동안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공존과 연대의 여정’이 아로새겨져 있다. 한 마을을 알려면 숲도 자세히 봐야 하는 이유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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