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책&생각] 도스토옙스키의 세계는 하나의 미술관이다

등록 2022-10-28 05:00수정 2022-10-28 14:36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들

아름다움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조주관 지음 l 아르테 l 2만4000원

르네상스 3대 거장 라파엘로가 그린 <시스티나의 마돈나>(1512)는 먹거리보다 중요한가, 그렇지 않은가. 19세기 러시아 지식인 사회의 논쟁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의 장편소설 <악령>에서도 이어진다. 소설 속 인물 다수는 그림 무용론을 주장하지만, 작가의 대변인 스테판만은 “라파엘로가 농노해방, 사회개혁보다 더 가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라파엘로는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사랑한 화가다. 도스토옙스키는 서재에 걸린 라파엘로의 종교화 아래 소파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책 지은이이자 러시아 문학 권위자인 조주관 연세대 명예교수(노어노문학)는 도스토옙스키가 감명받고, 집착한 그림을 통해 작가의 소설 세계로 안내한다. 도스토옙스키가 사랑한 그림 기록은 <작가 일기>와 아내의 <회고록>, 소설·미술평론에 남아 있다. 그는 소설에서 좋아하는 그림을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평론도 했으며, 특정 화가들을 소설 속 인물 창조에 활용하기도 했다. 미술관을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며, 미술관에서 자주 황홀경에 빠졌다.

도스토옙스키는 1867년 <시스티나의 마돈나>를 소장한 드레스덴 미술관(독일)에 방문했을 때, 미술관 구석 의자를 가져다 그 위에 올라가 그림을 보려 하다 직원에게 혼나기도 한다. 직원이 떠난 뒤 결국 의자에 올라 그림 속 마돈나의 얼굴을 보고야 만다. 도스토옙스키와 화가들의 삶, 미술작품 및 러시아 문화·사회에 대한 설명이 촘촘히 덧붙여져, 책에 언급된 그림과 소설을 알지 못해도 충분히 즐거운 읽기가 가능하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이승환, ‘대관 취소’ 구미시장 상대 헌법소원…“끝까지 갈 것” 1.

이승환, ‘대관 취소’ 구미시장 상대 헌법소원…“끝까지 갈 것”

괴물이 되어서야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는 없냐고 2.

괴물이 되어서야 묻는다,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 줄 수는 없냐고

경주 신라 왕궁 핵심은 ‘월성’ 아닌 ‘월지’에 있었다 3.

경주 신라 왕궁 핵심은 ‘월성’ 아닌 ‘월지’에 있었다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4.

구준엽 아내 서희원 숨져…향년 48

인상파 대가 오지호 명작 ‘사과밭’과 ‘남향집’의 엇갈린 뒤안길 5.

인상파 대가 오지호 명작 ‘사과밭’과 ‘남향집’의 엇갈린 뒤안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