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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책&생각] 진보 남성은 여성운동에 동참할 수 있나

등록 2022-10-14 05:00수정 2022-10-14 10:18

보부아르의 말
자유로운 삶을 꿈꾼 자주적인 여성의 목소리
시몬 드 보부아르·알리스 슈바이처 지음, 이정순 옮김 l 마음산책 l 1만6000원

여성운동 개념을 보편적인 사조로 견인해내는 데 진보 진영 남성들과의 공조 혹은 연대가 가능할까? 진보 운동의 기본 테제 중 하나는 인류의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평등의 확립이며, 거기엔 성평등도 예외일 수 없다. 이 물음에 온 생애를 여성운동에 복무한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의 철학과 실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세기 페미니즘의 선구자이자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와의 대담집 <보부아르의 말>을 펴낸 독일의 저널리스트 알리스 슈바르처는 서문에서 보부아르가 “좌파 정당들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페미니스트 운동을 조직하라고 권장”했으며 “자본주의 국가든 사회주의 국가든 그 안의 ‘남성 동지들’에 대한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공조’ ‘연대’를 따지기에 앞서, 보부아르가 주창해온 신념, 즉 여성이 “전념해야” 할 “변화를 위한 행동”에 진보 진영 남성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슈바르처가 1972년부터 10년간 그와 나눈 대담을 담은 <보부아르의 말>에는 비단 앞서 언급한 그의 ‘행동 철학’만 기술되어 있진 않다. “공동으로 결정하고 사상도 거의 공동으로 발전”시킨 사르트르와 관계에서 “상호 침투”가 어떻게 소소한 일상에 자리 잡았는지도 다뤄진다. ‘늙은 여자’에게 요구되는 노년의 품격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이 얼마나 (‘노부인’에겐 흠이 될 수 있는) “기호와 충동을 따”르면서 당당했는지 밝힌다.

그는 “사유는 체험을 통해 인도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한권이야말로 그의 ‘사유의 길’로 ‘인도하는 체험’이 될 터이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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