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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망태할아버지부터 콩콩콩귀신까지, K-요괴 다 모여! [책&생각]

등록 2022-10-14 05:00수정 2022-10-14 10:35

한국 요괴 35종의 사연·필살기
강철이·그슨새 등 생소한 요괴도
옛 문헌에 상상력 가미
엠비티아이·패션 분석까지

내가 알던 것보다 사연이 많아! K-요괴도감
이고은 글·그림 l 후즈갓마이테일 l 1만7000원

귀신 얘기는 육아의 ‘치트키’다. 아이가 막무가내로 떼를 쓸 때, 잠들지 않으려고 버둥거릴 때 “망태할아버지가 잡아간다!”, “도깨비가 문 앞에 와 있대!” 하고 겁을 주면, 갑자기 고분고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급할 때마다 귀신을 ‘파는’ 부모조차 망태할아버지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연으로 아이를 잡아가려 하는지 세세히 알지 못한다.

부모의 빈약한 지식과 서사에 살을 붙여 줄 어린이 책이 출간됐다. <내가 알던 것보다 사연이 많아! K-요괴 도감>이다. 지은이 이고은 작가는 아이에게 비교적 친숙한 망태할아버지부터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생소한 강철이, 그슨새, 어둑시니까지 한국형 요괴 35종의 기구한 사연, 출몰 지역·시기·요괴력·물리치는 법 등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 제공

도깨비들의 대장 격으로, 어른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등에 진 커다란 망태기(그물로 엮은 바구니)에 넣어 멀리멀리 데려간다는 망태할아버지. 신라·조선시대, 한국전쟁 전후에 자주 출몰했던 그에게도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어린이의 오줌이 닿으면 놀라서 도망간다는 것’. 지은이는 영미권 부기맨, 북유럽 트롤까지 함께 소개하며 동·서양 요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소개한다.

조선 후기에 주로 출몰해, 발 닿는 곳마다 흉년을 일으키는 요괴 ‘강철이’. 오죽하면 “강철이 가는 곳은 가을도 봄 같다(방해자가 나타나서 다 되어 가던 일을 망친다)”는 속담까지 생겼다. 제주도 구좌읍 평대리에서 활동하는 ‘그슨새’는 제주 우비인 도롱이를 쓰고 날아다니며, 그슨새를 본 사람은 홀린 듯 자기 몸을 줄로 묶게 된다고 한다. 홍콩으로 생애 첫 효도 여행을 떠났다가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홍콩할매귀신, 야간 자율학습 시간마다 ‘콩콩콩’ 머리를 교실 바닥에 찧으며 누군가를 찾아다닌다는 ‘콩콩콩귀신’ 등 90년대 귀신 이야기도 들려준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 제공

요괴라고 해서 모두 악인인 것은 아니다. 눈이 셋 달린 삼목구는 저승에서 주인을 보호한다. 작가가 상상력을 보태 요괴별 엠비티아이(MBTI), 패션 스타일 등을 그려낸 점도 흥미를 자극한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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