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탓에 집에 갇힌 한 가족
함께 있을수록 관계 더 나빠져
위기 닥치자 가족애로 하나 돼
용서와 사랑 피우는 가족 울타리
함께 있을수록 관계 더 나빠져
위기 닥치자 가족애로 하나 돼
용서와 사랑 피우는 가족 울타리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l 다봄 l 1만4000원 먹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어느새 비까지 후두둑. 심상찮은 날씨에 마당에서 놀던 아이들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폭풍이 찾아오고, 아빠와 세 아이가 집 안에 갇혔다. 온 가족이 모였으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고, 관계는 갈수록 나빠진다. 심심한 아이들은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자르는 등 평상시엔 안 하던 문제 행동까지 보탠다. 집 안이 어질러지고, 공동생활에 대한 규칙이 깨지면서 가족들은 화내고, 싸운다. 서로의 존재가 극심한 스트레스다. 혼자 있으면 화를 안 내도 되니 자연스럽게 모두 각자의 공간에 숨는다. 가족이지만 불편한 이 상황, 이해 못 할 사람이 없을 테다. 평화는 위기에서 찾아왔다. 집이 흔들릴 정도로 천둥·번개마저 요란한 밤, 막내를 시작으로 겁에 질린 아이들이 아빠를 찾아온다. 어둠 속에서 서로를 꼭 껴안고 밤을 보냈다. 아침이 되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폭풍도 그대로고, 서로에게 여전히 화를 내지만 함께여서 재밌는 일들이 늘었다. 가족이란 든든한 울타리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다시 피어났다. 며칠이 지난 걸까. 폭풍이 멈추고 집안으로 따뜻한 햇볕이 밀려들어 왔다. 폭풍이 찾아왔을 때 따로 서서 창문 밖을 내다보던 가족들이 바깥으로 손을 잡고 나간다. 이 책의 제목은 <폭풍이 지나가고>다. 처음과 끝의 달라진 가족 그림에서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전염병이나 기상 현상 같은 외부의 어려움으로 일상이 정지되고 위축되었을 때, 함께하는 가족의 존재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폭풍이 지나가고>. 다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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